[AG]ML 스카우트 "파키스탄 투수 잘만 다듬으면..."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11.16 16: 12

"직구 최고 구속이 92마일(148km)까지 나온다. 믿기 힘들 정도로 놀랍다".
크리켓으로 유명한 서남아시아 국가 파키스탄은 야구의 변방이다. 그러나 파키스탄 우완 투수 울라 이산(24)의 깜짝투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도 깜짝 놀랐다.
미국프로야구(MLB)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인 로저(34)는 16일 오후 1시 중국 광저우 아오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대 파스키스탄전을 관전했다.

그는 경기 후 OSEN과 전화통화에서 "한국이 실력에서 월등히 앞선 만큼 경기 승패를 떠나 파키스탄 투수의 투구가 인상적이었다"며 "특히 파키스탄 세 번째 투수의 투구가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산은 이날 3회초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이닝 동안 24타자를 맞아8피안타 5사사구 10실점(6자책)을 기록했다. 이산은 3회 1실점 후 4회에는 볼넷만 2개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직구 최고 구속이 148km까지 나왔고 슬라이더와 커브까지도 구사하며 30km 이상의 구속차를 선보였다.
그러나 5회 대거 9실점하며 파키스탄의 5회 콜드게임 패를 막지 못했다. 야수들의 실수만 아니었다면 5회에도 대량 실점은 하지 않을 수 있었다. 한국타자들도 이산을 상대로 홈런을 뽑아 내지 못할 정도였다. 적시타를 친 김현수도 1루에 나가 이산의 공이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로저는 "이산은 오늘 처음 봤는데 직구 최고 구속이 92마일(148km)까지 나왔고, 평균 구속도 88∼90마일(141∼145km)를 유지했다. 슬라이더와 커브도 좋았다. 다만 나이가 18살이 아니라 24살이라는 점 때문에 스카우트 하기에 무리가 있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그는 "내년부터 파키스탄에도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한 점에 비춰볼 때 파키스탄이 더 이상 야구의 변방으로만 남을 것 같진 않다.
실제로 피츠버그는 지난 2008년 인도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오디션에서 140km 중반의 공을 던진 우완 링쿠 싱(21)과 디네시 파텔(21)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로저는 "2년전 우리 팀에서 인도 선수 2명과 계약을 했다. 이들은 올 시즌까지 루키리그에서 뛰었다"고 설명했다.
파키스탄은 인도와 더불어 크리켓 강국이다. 크리켓은 야구와 비슷한 운동으로 야구로 치면 투수인 볼러가 뒤에서 달려오며 베이루스라는 나무를 얹은 위켓을 향해 공을 던진다. 코르크에 마사를 감고 쇠가죽을 씌운 둥근모양의 크리켓 볼은 둘레가 23cm이하이며 무게는 120g정도 나간다.
볼러의 경우 140km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기에 강한 어깨를 가지고 있다. 야구와 다른 형태이기에 공을 던지는 법만 잘 배운다면 야구 선수로서도 충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로저 역시 "이산의 경우 재능은 정말 좋다. 그러나 공을 던지는 법도 잘 모를 뿐더러 경험과 기술도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야구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에 그가 메이저리그팀과 계약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이날 그의 깜짝투는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팬들에게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중계를 하던 MBC 허구연 해설위원도 "정말 매력적인 투수다. 한국에 데려가서 지도만 잘 받는다면 좋은 투수가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agassi@osen.co.kr
<사진>광저우=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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