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의 적지일 뿐 하모니의 장소는 아닙니다"(정훈 감독).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너무나 억울했던 패배에 정정연(23, 포항시청)은 정훈 유도 대표팀 감독이 잡아끌 때까지 멍하니 서 있었다.
16일 오후 중국 광저우 화궁 체육관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48kg급 준결승에서 정정연이 중국의 우수건에게 한판패했다.

이날 정정연은 우수건과 일대 접전을 벌였다. 경량급 특유의 재빠른 움직임은 관중의 환호성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문제는 상대가 중국 선수였다는 것.
외로운 싸움을 벌이던 정정연은 3분56초 허벅다리걸기 기술을 걸었다. 정정연의 승부수가 성공으로 끝나는 듯했지만 우수건 또한 되치기로 맞서면서 미묘한 상황이 연출됐다.
정정연의 기술이 성공한 것은 맞지만 매트에 양쪽 어깨가 먼저 닿은 쪽은 정정연이었기 때문이다. 심판진 또한 3심 합의로도 해결을 내리지 못했다. 결국 이날 판정을 결정지은 것은 비디오 분석.
이 과정에서 중국인 심판들은 우수건의 승리를 알리는 듯 환호성을 내질러 의심스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정정연이 패배가 선언됐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던 이유다. 이에 정훈 감독은 "적지아냐. 적지"라는 말로 정정연을 위로할 뿐이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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