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홍명보의 아이들, 우즈벡에 16년 전 '복수' 나선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0.11.17 16: 53

광저우 아시안게임 축구대표선수들이 자신들의 지도자 홍명보 감독의 복수에 나선다.
현재 대표팀을 지휘하는 홍명보 감독과 서정원 코치는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좋지 못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자신들이 출전했던 16년 전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준결승서 우즈베키스탄에 0-1로 어처구니 없이 패했기 때문.
당시 한국은 8강에서 홈 팀 일본을 맞아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2-2로 연장을 바라보던 후반 45분 황선홍이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중볼을 경합하다 이하라 마사미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직접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3-2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극적인 승리에 매우 기뻐했다. 당시 우승을 다투던 일본을 적지에서 격파했기 때문에 선수들의 사기도 하늘을 찌를 듯 높았다. 그리고 금메달 획득에 관한 전망도 밝았다. 내로라 하는 강 팀들이 모두 떨어져 남은 팀은 우즈베키스탄, 쿠웨이트, 중국만이 남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한국은 경기 내내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20여 차례의 슈팅에도 우즈베키스탄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경기력 자체는 완벽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이렇다 할 공격도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우즈베키스탄은 단 한 번 잡은 찬스를 결승골로 연결했다. 후반 18분 아즈마트 압두라이모프가 골문 앞 30여 미터에서 날린 땅볼슛이 그대로 골망을 흔든 것. 골키퍼 차상광이 뒤로 공을 빠트리며 실책으로 허용한 골이었다.
결국 우즈베키스탄이 1-0으로 이겨 결승서도 중국을 4-1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한 반면 한국은 준결승전 패배로 전의를 상실해서인지 동메달전서 쿠웨이트에 1-2로 패하고 말았다.
현재까지 상황은 당시와 비슷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15일 홈 팀 중국과 16강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일방적인 중국팬들의 응원 속에서도 한국 선수들은 압도적인 경기로 승리를 거뒀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감도 충만해 있다. 16년 전과 비슷한 상태.
또한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가 불참했고 다른 중동 국가들이 걸프컵을 대비해 주축 선수들을 다 뺐기 때문에 남은 우승 후보라고는 북한과 일본이 전부다. 자신감이 넘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16년 전과 같은 그 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의 자신감은 넘치지만 자만심은 하나도 없다. 이미 조별리그 1차전서 북한에 패배하며 교훈을 얻었기 때문. 그 때의 패배가 예방접종이 된 셈이다.
북한전 패배 이후 한국의 경기력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박주영이 팀에 합류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선수들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점을 깨달았다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대표팀 선수들은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 16년 전 홍명보 감독과 서정원 코치에게 패배의 아픔을 안긴 우즈베키스탄을 물리치려고 한다. 현재 대표팀에게 우즈베키스탄은 24년 만의 금메달 획득에 있어 장애물이 되지는 못한다. 북한과 일본이라는 장애물이 있는 한 우즈베키스탄은 스쳐가는 과정일 수밖에 없다.
sports_narcotic@osen.co.kr
<사진>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서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에 패한 다음날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보도.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