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호구에 대한 적응이 필요합니다".
유병관(48) 태권도 대표팀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태권도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이 17일 중국 광저우 광동체육관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첫 날 3체급서 노골드로 무너졌기 때문이다.
한국은 장경훈(25, 74kg급)과 황미나(20, 46kg급)이 1회전서 탈락했을 뿐만 아니라 박용현(19, 87kg급)도 결승전에서 이란의 벽을 넘지 못하며 은메달에 그쳤다. 예상치 못했던 노골드의 수모였다.

유병관 감독의 첫 마디가 "죄송합니다"였던 이유다. 유병관 감독은 "전자 호구에 대한 적응이 필요합니다. 첫날이라 그런지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의 훈련을 시작한지 아직 2개월밖에 안됐습니다"고 고개를 저었다.
유병관 감독의 잘못은 아니었다. 조직위 측은 이번 대회를 2개월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라저스트사의 전자 호구를 사용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유병관 감독은 "이 전자 호구는 면의 접촉을 중시합니다. 힘을 강조하는 우리 태권도와 다릅니다. 적응에 2개월은 너무 짧았습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병관 감독은 갑작스러운 일정의 변화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박용현은 원래 2일 뒤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러운 변화로 17일 경기를 치렀다. 박용현은 "일정 변화가 문제없었다"고 밝혔지만 체중 문제로 곤란함을 겪은 것은 사실이다.
유병관 감독은 "이번 대회가 무슨 중국 오픈입니까? 자신의 마음대로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실력이 부족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내일부터는 달라질 것입니다. 이기는 태권도를 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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