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포커스]'첫날 부진' 태권도, 신형 전자 호구 극복하나?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0.11.18 07: 42

'효자종목' 태권도가 첫 날 금메달을 단 한 개도 따지 못하며 종주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한국은 지난 17일 광저우 광둥체육관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경기서 남자 74kg·87kg와 여자 46kg급 등 세 개 체급에 출전했지만 단 하나의 금메달도 따지 못했다.
그나마 87kg급에서 박용현(19, 용인대)이 은메달을 따내긴 했지만, 나머지 두 체급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1회전 탈락으로 한국 태권도는 충격에 휘청거렸다.

남자 74kg급의 장경훈(25, 수성구청)이 알레자 나스라자다니(이란)에 1-4, 여자 46kg급의 황미나(20, 동아대)가 황쉬엔영(대만)에게 2-7로 패한 것. 판정상의 문제가 아니라 완벽한 패배였다.
시작 첫날부터 금메달을 쓸어 담아 한국 선수단의 메달 획득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태권도였기 때문에 그에 대한 충격은 매우 컸다. 사격과 유도에 이어 금빛 행진을 기대했던 터라 그 충격은 만만치 않았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신형 전자 호구의 도입을 원인으로 꼽았다. 대표팀이 전자 호구를 사용한 것은 단 2개월. 반면 금메달 경쟁 국가인 이란은 4년 이상을 전자 호구를 착용하고 경기를 치렀다.
많은 이들의 걱정처럼 이란과 경기서 전자 호구의 적응도가 승부를 갈랐다. 박용현이 결승전에서 이란 선수(유세프 카라미)에 패했고, 장경훈도 예선 1차전에서 이란 선수에 패했다.
박용현은 "전자 호구를 사용하는 데 있어 이란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한 훈련이 부족했다"며 전자 호구가 아직은 익숙치 않다고 말했다.
이동주 태권도 대표팀 코치도 마찬가지였다. 이 코치는 "선수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전자 호구 착용으로) 국내와 경기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며 "전자 호구는 밀어내기 방식의 플레이가 주효하지만, 한국에서는 상대를 다치게 할 수 있어 훈련시키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전자 호구에 대한 다른 의견도 있었다. 유병관 태권도 대표팀 감독은 "전자 호구 시스템이 다른 것도 문제다. 국내에서는 KP&P 전자 호구를 쓰는데 이 시스템은 (가격하는)파워가 중요하다. 그런데 이번 대회서 사용하는 라저스트는 얼마나 넓은 면적을 때리느냐가 중요하다"며 전자 호구의 통합 필요성을 밝혔다.
이와 같이 전자 호구에 적응하지 못한 한국 태권도로서는 처음에 목표로 정한 '출전 12개 체급서 8개 이상의 금메달 획득'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그렇지만 아직 태권도 전 체급 경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아직도 9명의 선수가 남았다. 결국 남은 시간 동안 얼마나 빨리 전자 호구에 적응하는지가 남은 금메달 획득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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