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선택 받았는지에 대한 해답이다.
'귀화선수' 이승준(32 · 204cm)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대표팀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승준은 예선 2경기에서 평균 17.0점 7.0리바운드로 맹활약하고 있다.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평균 득점을 올리고 있는 선수가 다름 아닌 이승준이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고 참가한 국제대회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이승준은 우즈베키스탄과 첫 경기서 17분32초를 뛰며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20점 8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인유어 페이스 덩크를 작렬시키며 상대의 기를 꺾어 놓았다. 이튿날 요르단전에서도 이승준은 19분53초를 소화하면서 14점 6리바운드로 제 몫을 해냈다. 특히 2쿼터에만 10점을 몰아넣으며 대승을 이끌었다. 투핸드 덩크슛도 2개나 작렬시키며 기백을 보였다.
이승준이 이 정도로 활약할 것으로 생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지난 여름 전태풍(KCC)과 함께 귀화선수에게 주어진 한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때만 하더라도 이승준의 발탁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보였다. 하지만 유재학 대표팀 감독은 이승준을 택하는 의외의 결정을 내렸다. 전태풍의 경기 운영과 공격력도 아깝지만 높이 보강이 더 절실하다는 것이 유재학 감독의 판단이었다.
그 기대를 이승준이 아주 완벽히 충족시켜주고 있다. 20분도 되지 않는 출장시간이지만 그 짧은 시간에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폭발시키고 있다. 특유의 탄력과 신체조건을 앞세워 골밑에서 굉장한 힘을 과시하고 있다. 적극적인 골밑 공격은 물론이고 경기당 1개씩 기록하고 있는 블록슛에서 나타나듯 수비에서도 힘을 과시하고 있다. 야투성공률도 66.7%(14/21)로 순도가 아주 높은 편이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승준은 2007년 에릭 산드린이라는 미국명으로 처음 한국에 발을 디뎠다. 울산 모비스에서 대체 외국인선수로 활약했던 이승준은 2009년 혼혈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서울 삼성에 지명된 뒤 곧바로 귀화 절차를 밟았다. 동생 이동준(오리온스)처럼 태극마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고 마침내 첫 국가대표로 나선 아시안게임에서 대폭발하고 있다.
이승준의 골밑 활약은 김주성에만 의존했던 기존의 골밑 라인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한국은 김주성뿐만 아니라 이승준에 오세근의 높이까지 더해졌다. 여기에 부상 후유증이 걱정됐던 하승진까지 컨디션을 바짝 끌어올리고 있다. 높이에 있어서는 어느 때보다 밀리지 않는다.
그 한가운데 바로 '한국인' 이승준이 자리하고 있다. 이승준의 골밑 높이는 오는 21일 중국전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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