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만리장성. 적어도 한국야구에게 있어서는 전혀 높지 않은 벽이다.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이 18일 오후 1시(한국시간) 아오티 베이스볼 필드에서 중국과 준결승전을 벌인다. 예선에서 3전 전승을 거두며 B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A조 2위의 중국과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났다. 일본을 피해 중국과 만나게 됐다는 점에서 한국으로서는 다행스럽다. 역대 국제대회 맞대결에서도 한국은 중국에게 철저한 우위를 지켜오고 있다.
프로선수들의 참가가 허용된 지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이후 중국과 10차례 맞붙은 한국은 전승을 거뒀다. 중국 올스타가 참가한 아시아시리즈에서도 한국의 클럽팀들이 3전 전승을 거뒀다. 2002년에야 리그가 출범한 중국은 아직 한국보다 역사가 처지고 수준도 크게 떨어진다. 역대 국제대회에서도 이 같은 힘의 차이를 확인시켰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준결승에서 중국을 만나 9-2로 승리를 거뒀다. 중간계투로 나온 '핵잠수함' 김병현은 6이닝 동안 탈삼진 12개를 잡아냈는데 8타자 연속 삼진도 포함돼 있었다. 박재홍·백재호·이병규·심재학이 차례로 홈런쇼까지 펼치며 투타에서 중국을 완벽하게 압도했다.
1999년 서울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은 중국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각각 10-1, 7-1로 승리했다. 조용준은 2경기에서 1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예선과 준결승에서 각각 8-0, 7-2로 낙승했다. 2003년 아테네 올림픽 아시아예선에서도 6-1로 이겼다.
이후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예선에서 10-1로 중국을 대파한 한국은 참사로 기억돼 있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중국을 12-2로 꺾고 7회 콜드게임 승리를 따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WBC에서 예선에서 만났다. 역시 14-0으로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며 힘을 과시했다.
그러나 야구에서 '절대'란 없다. 그만큼 변수가 많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대표적이다. 당시 한국은 중국과 서스펜디드로 이어진 연장 11회 승부에서 승부치기 끝에 이승엽의 끝내기 안타로 1-0 진땀승을 거둔 전례가 있다. 최근 중국야구가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방심은 금물이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숙적 대만을 상대로 연장 12회 승부치기 끝에 8-7로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하더니 2009년 WBC에서도 대만을 4-1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한 수 위라는 일본을 맞아 8회초까지 0-0으로 팽팽한 승부를 벌이며 0-3으로 아깝게 패했다.
준결승전 다음날 결승전이 이어지는 일정이기 때문에 대표팀으로서는 더욱 신중히 승부해야 할 중국전이다. 조범현 감독은 "중국이 기본기가 잘 갖춰진 만큼 그에 대해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방심하지 않고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의미. 한국으로서는 중국에 다시 한 번 힘의 차이를 확인시킬 기회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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