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김정우-박주영, '와일드카드 잔혹사' 이제 없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0.11.18 09: 01

'와일드카드' 김정우(28, 광주 상무)와 박주영(25, AS 모나코)이 고참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한국을 8강으로 이끌었다. 이로써 한국은 24년 만의 금메달 획득에 한 층 더 가까워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은 지난 15일 개최국 중국과 16강전에서 김정우와 박주영, 조영철의 연이은 득점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오는 19일 준결승행을 놓고 우즈베키스탄과 격돌한다.
16강전서는 상대가 홈 텃세와 개최국 프리미엄을 안은 중국이었기 때문에 힘든 경기가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았다. 큰 형님 둘이 공격과 미드필더 라인을 지휘하며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중국을 압도했고, 게다가 모두 득점까지 올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사실 한국 축구가 와일드카드로 재미를 본 기억은 없다. 그래서인지 '와일드카드 잔혹사'라는 말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이번 광저우 대회를 제외하고 올림픽에서 4번, 아시안게임에서 2번 와일드카드 선수를 기용한 한국의 최고 성적은 2002 부산 아시안게임 3위. 올림픽에서는 2004 아테네 대회 8강이 최고다.
와일드카드는 23세 이하의 선수들로 팀을 꾸리는 대표팀 감독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카드다. 대표팀의 취약점을 효율적으로 메울 수 있고, 노련미와 풍부한 경험으로 나이 어린 선수들을 이끌 수 있기 때문. 그러나 기대와 달리 나이 많은 '와일드카드'들은 젊은 선수들과 융화되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정우와 박주영은 선배로서의 근엄한 모습이 아니라 친구와 같은 친근함으로 어린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이에 구자철은 "형들이 팀에 융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며 '와일드카드' 김정우와 박주영의 노력 아닌 노력을 설명한 바 있다.
이런 모습을 봤을 때 이번 만큼은 예전의 와일드카드와 다르다는 것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또 현 대표팀이 단순히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목표가 아니라 2년 뒤 올림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김정우와 박주영이 나이 어린 선수들의 기량 발전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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