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중국의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4강전을 앞둔 아오티 베이스볼 필드. 투수들의 경기 전 훈련이 끝난 후 대표팀의 한 투수는 구장 주변을 배회하며 누군가를 애타게 찾는 동시에 전화기를 손에서 놓을 줄 몰랐다.
주인공은 두산 베어스 계투진의 중심 중 한 명인 고창성(26). 이번 대표팀 합류로 선수 생활 시작 이래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고창성은 지난 16일 파키스탄전 4회 세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안타와 자신의 실책으로 1사 1,2루를 허용하기도 했으나 그는 이닝 마지막 타자를 2루수 병살타로 막아내며 16-0 콜드게임 승리에 공헌했다.

경기를 앞둔 2시간 여 전 고창성은 구장 주위를 배회하며 담장 너머 누군가를 애타게 찾았다. 주인공은 바로 그의 부모님. 지난 시즌과 올 시즌 두산 경기에 홈, 원정을 가리지 않고 빠짐없이 현장을 찾는 지극 정성을 보여준 고창성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번에도 먼 길을 날아와 아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광저우를 찾았다.
"어디로 오셔야 하는 지는 알려드렸어요. 그런데 스포츠센터 안이 워낙 넓어서. 잘 찾아오셔야 할 텐데".
중요한 것은 표를 구했는지 여부다. 실제로 대표팀의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인 김명성(중앙대 졸업예정, 롯데 1순위)은 "13일 대만전에 어머니께서 오셨다가 우리 돈으로 5~60만원에 달하는 암표 값에 얼굴도 못 뵙고 다시 돌아가셨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고창성에게 입장권과 관련해 묻자 그는 100위안화가 가득한 돈 뭉치를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럴 줄 알고 다 준비했지요. 저 이런 사람입니다".(웃음)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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