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야구를 겪은 유학파 투수를 상대로 때려낸 노림수 타격이 눈부셨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맏형 박경완(38. SK 와이번스)이 공-수에서 알토란 활약으로 승리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박경완은 18일 광저우 아오티 베이스볼 필드에서 벌어진 중국과의 야구 4강전에 8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해 선발 양현종(KIA)의 이닝 실점 호투를 이끄는 동시에 2회 선제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특히 박경완의 선제 결승타 순간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중국 선발로 나선 루졘강은 90년대 말 주니치에 연습생으로 입단했던 투수로 지난해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대만전에서는 5⅓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일본판 <한국 프로야구 가이드>의 저자인 무로이 마사야씨는 "루졘강은 과거 선동렬(현 삼성 감독), 이종범(KIA), 이상훈(전 LG-SK)이 주니치에 몸 담던 시절 어린 나이에 연습생으로 몸 담았었다"라고 밝혔다. 지금은 일본에도 육성선수 제도가 있으나 당시에는 그 제도가 없어 어린 나이의 유망주를 연습생식으로 데려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비록 일본 1군 무대를 밟지는 못했으나 다른 중국 선수들에 비해 기본기를 확실히 갖춘 투수. 여기에 루졘강은 팔 각도를 정통파 투수에 비해 스리쿼터형으로 낮게 해 공의 회전력을 높이는 스타일이었다. 120km대 초반의 슬라이더는 마치 파워커브처럼 떨어지는 각이 일반적 슬라이더보다 컸다.
그러나 박경완은 볼카운트 2-2에서 루졘강의 공을 제대로 받아쳤다. 유인구 대신 스트라이크를 잡으려 들어갔던 공이 몰리자 박경완은 이를 제대로 공략해 천금같은 선제 결승타로 연결했다.
게다가 투수리드는 더욱 뛰어났다. 선발 양현종이 1회초 선두타자 쿠샤이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한 뒤 2루 도루까지 내주며 급격히 흔들릴 수 있었으나 그는 투수가 편하게 생각하는 코스로 공을 배분해 양현종의 호투를 이끌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중국의 야구 성장세는 파죽지세 같을 정도로 가파르다. 그러나 프로 20년 차의 노련한 안방마님은 끝 모르게 뻗는 중국 야구의 상승세를 노련한 노림수 타격과 투수리드로 꺾는 수훈을 보여줬다.
farinelli@osen.co.kr
<사진> 광저우=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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