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은 몰라도 폼은 기억할 걸요?".
'다이나믹 파워 볼링'. 여자 세계 최고의 볼링 선수로 꼽히는 최진아(26, 대전광역시청)의 볼링을 지켜봤던 사람들이 붙인 이름이다.
최진아의 볼링에 이런 별명이 붙은 까닭은 간단하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자세로 과감하게 핀을 공략해서다. 최진아는 진자운동을 통해 머리 위까지 수직으로 공을 들어 올린 뒤 힘 있게 레인을 향해 던진다.

큰 낙차에서 떨어지는 공에 힘이 넘치는 것은 당연한 일. 다른 선수들의 구속이 평균 25km를 오가는 것과 달리 최진아는 평균 30km 이상을 유지한다. 15파운드(약 7kg)의 공에 실리는 힘의 차이를 비교하기가 민망할 정도다.
최진아는 이런 힘을 바탕으로 지난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거머쥐었다. 볼링이 올림픽 종목이 아니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여자 세계 최고의 선수라 불리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최진아의 독특한 폼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관절의 가동 범위가 넓다보니 어깨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최진아는 왼쪽 어깨가 탈구돼 2008년 12월부터 2009년 9월까지 운동을 쉬었다. 그러나 최진아는 자신의 폼을 포기할 수 없다는 각오다.
최진아는 "사실 제 폼이 다른 선수들과 다르다는 생각도 없었어요. 연습을 하면서 지금 폼이 굳어졌거든요. 그런데 힘으로 하는 볼링은 아니에요. 제 몸에서는 힘을 최대한 빼고 진자운동으로 던지니까요. 이렇게 하면 힘과 스피드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요"라고 미소를 지었다.
또한 최진아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독특한 폼으로 다시 한 번 금메달 행진을 벌이겠다는 계산이다. 지난 16일 개인전에서 잠시 슬럼프에 빠졌지만 18일 오전 여자 2인조 결승에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한국1팀으로 A조에서 출전, 2687점으로 2위인 일본1팀 보다 무려 107점이나 앞서며 1위를 차지, 오후에 있을 B조 결과를 여유있게 기다리고 있다.
이에 대해 최진아는 "최소한 지난 대회보다는 잘하고 싶어요. 첫 경기에서는 다소 흔들렸어요. 그래도 목표는 크게 잡아야죠. 더군다나 전 남보다 잘해야 되요. 다들 절 알거든요. 제 이름은 몰라도 폼은 기억할 걸요? 못하면 두 배로 창피하잖아요"라고 미소를 지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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