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포커스]태권도, 하루 만에 달라진 이유는?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11.18 21: 23

한국이 태권도 종주국의 위치를 되찾았다.
허준녕(23, 87kg 이상급)과 이성혜(26, 57kg급)가 금빛 발차기를 선보인 것. 권은경(25. 53kg급)도 부상으로 동메달에 그쳤을 뿐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전날 노골드의 수모에 유병관 태권도 대표팀 감독이 "죄송합니다"고 고개를 숙였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당시 유병관 감독은 전자 호구에 대한 적응 부족을 호소하며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은 바 있다.

이런 변화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 일단 태권도가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베테랑의 힘과 밀기 공격의 적용이다.
베테랑의 힘은 바로 경험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전날 1회전에서 탈락한 장경훈(25, 74kg급)과 황미나(20, 46kg급)는 모두 대표팀에 발탁된 지 4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신예. 이들은 첫 국제대회에 대한 중압감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반면 허준녕과 이성혜 그리고 권은경은 모두 국제무대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다. 특히 이성혜와 권은경은 지난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경험이 있다.
이들 또한 전자 호구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상대적으로 전자 호구에 구애받지 않는 얼굴 공격에 주력하며 해결책을 찾아냈다.
허준녕과 이성혜는 경기가 끝난 뒤 "붙으면 몸통을 때리고 떨어지면 얼굴을 노리는 전략이 성공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허준녕은 결승전에서 세 차례나 얼굴 공격을 성공시켜 금메달을 손에 쥐었다.
밀기 공격도 주효했다. 밀기 공격은 국내에서 상대 선수를 부상 입힐 우려가 있어 허용하지 않는 기술. 몸통이 아닌 다리를 가격할 경우 부상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국제무대에서 허용되는 상황에서 우리 선수들만 쓰지 않을 경우 손해가 불가피하다. 유병관 감독은 기책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밀기 공격을 수용했다.
그리고 이 밀기 공격은 이성혜의 금메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바로 결승전에서 만난 세계선수권 챔피언 허우위줘(중국)를 견제하는 무기였다. 결국 이성혜는 허우위줘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세승으로 승리했다.
이동주(34) 태권도 대표팀 코치는 "사실 어제는 초상집이었다. 다행히 오늘 베테랑들이 좋은 활약을 펼쳤다. 전자 호구에 대한 대책으로 고민했는데 베테랑들이 이 부분을 잘 소화했다"면서 "특히 이성혜는 밀기 공격을 잘 살렸다"고 말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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