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상이다. 열심히 훈련하고 준비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대표팀이 기대 이상의 전력을 과시하며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암게임 이후 8년 만의 금메달을 향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조에 속해 있는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 우즈베키스탄전에서 103-54로 49점차 대승을 거두더니 요르단도 95-49, 46점차로 대파했다. 요르단이 '에이스' 라심 라이트가 빠진 2군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아주 완벽한 승리였다.
이제 2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한국은 비장의 무기들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첫 번째 카드는 유재학 감독의 강력한 압박수비 전략이다. 경기 초반부터 앞선의 선수들이 상대 코트 앞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수비로 괴롭히고 있다. 요르단전에서 한국은 1쿼터에만 7개의 턴오버를 유발해내며 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강력한 로테이션 수비로 상대에게 좀처럼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이날 한국은 요르단의 야투성공률을 27.3%(18/68)로 묶어버리는 철통수비를 과시했다. 스틸 9개, 블록슛 5개로 요르단을 상하좌우에서 압도했다. 많은 체력을 요하는 압박수비인 만큼 유 감독은 12명 선수전원을 고르게 활용하고 있다. 코트에 투입되는 선수들도 쉼 없는 움직임으로 수비하고 있다. 강력한 수비를 통해 상대 공격을 차단한 뒤 손쉬운 공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졌다.
또 하나의 카드는 역시 최장신 하승진(25·221cm)이다. 종아리 부상 후유증으로 우려를 낳았던 하승진이지만 광저우에 도착한 뒤부터 컨디션을 바짝 끌어올리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야투 6개를 다 넣으며 12점 3리바운드로 가볍게 몸을 푼 하승진은 요르단전에서도 15분30초를 소화하며 8점 5리바운드 1블록슛으로 활약했다. 공격 리바운드를 3개나 잡아낼 정도로 높이 우위를 자랑했다.
하승진의 컨디션 회복은 한국에게 가장 반가운 소식이다. 기존의 김주성에 이승준·오세근이 가세하며 높이가 대폭 보강된 대표팀이지만 그래도 상대에게 확실한 위압감을 심어줄 수 있는 정통 센터로는 하승진을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다. 향후 중국과 일전에서도 하승진의 높이는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 출장시간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하승진의 활용도를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8월 중국 뎬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악인 7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남자농구는 1년이 넘는 준비기 간을 통해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아시아 농구의 중심으로 떠올랐던 이란·요르단·카타르 등 중동국가들이 정상 전력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국에는 절호의 기회다. 중국 만리장성만 넘는다면 8년 만의 금메달도 결코 꿈이 아니다.
waw@osen.co.kr
<사진> 하승진.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