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텃세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실력으로 극복하는 수밖에 없어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손님'들의 화두는 홈 텃세 극복이다. 중국 측이 자국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툭하면 일정을 바꾸면서 판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태권도도 홈 텃세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것이 일정 변경. 체급 경기라는 특성 상 일정에 따라 감량을 준비하는 데 이 부분에서 중국의 '장난'이 있었다.

87kg급의 박용현(19), 87kg 이상급의 허준녕(23)이 그에 휘둘린 선수들이다. 더욱 의심스러운 것은 중국 태권도 대표팀은 이미 일정의 변정을 알고 준비를 마쳤다는 것.
박용현은 부랴부랴 몸무게를 낮출 수밖에 없었고 허준녕은 부상을 치료할 시간도 없이 경기에 나서야 했다. 박용현과 허준녕이 각각 은메달과 금메달을 따낸 것이 놀라울 정도다.
판정에서도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판정으로 경기가 끝날 경우 중국에 유리한 것은 당연하고 경기 도중 애매한 판정은 무효 처리가 되기도 한다.
지난 18일 허준녕과 정이(중국)의 결승전이 대표적이었다. 허준녕은 2라운드 막바지 머리 공격을 성공시켜 11-4로 앞서갔지만 2라운드 종료 직후 중국 측의 반발로 무효 처리됐다.
그러나 이 조치는 규정을 무시한 처사였다. 대회에 앞서 감독들이 '판정 항의는 라운드가 끝날 경우 할 수 없다'고 규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허준녕이 한 수 위의 기량으로 정이를 압도해 금메달을 따냈지만 팽팽한 접전이었을 경우 이 판정 하나로 승부가 뒤바뀔 수도 있었다.

역시 금메달을 따낸 이성혜(26)와 정국의 허우위줘의 결승전도 판정에 문제가 있었다. 밀기 공격으로 이성혜 역시 부상을 입었지만 3라운드 막바지 혼자 경고를 받았던 것.
이성혜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세승을 거뒀지만 이 역시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면 불가능한 결과였다는 분석이다.
이동주(34) 태권도 대표팀 코치는 "어디에도 홈 텃세는 있다. 그러나 중국은 그 정도가 조금 심하다. 이 정도면 아시안게임이 아니라 중국 오픈 수준이다"면서도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실력이다. 전자 호구에 대응책도 갖춘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19일 역시 이대훈(18, 남자 63kg급)과 노은실(21, 여자 62kg급) 그리고 장세욱(19, 남자 68kg급과 강보현(19, 여자 67kg급이 금빛 도전에 나선다.
stylelomo@osen.co.kr
<사진> 광저우=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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