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팬과 새로 태어날 아이를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염기훈(수원)이 상무행을 포기했다. 지난 9월 말 2010 정기 국군대표(상무) 축구선수 모집에 입대지원서를 내면서 1차 서류전형에 통과했지만 최종 선발 실기평가와 체력측정 검사에 불참하면서 상무행을 포기한 것.
염기훈은 "가장 중요한 것은 수원에서 내가 보여준 것이 없다"고 운을 뗀 후 "올해 팀 성적도 부진하고 힘겨운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준비를 잘해서 내년 시즌에는 기필코 수원팬들에게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시즌 시작과 함께 수원 유니폼을 입은 염기훈은 시즌 초반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월드컵에서 돌아온 하반기부터 K리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A컵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시즌 통산 25경기 7골 12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10월 24일 부산과 FA컵 결승에서 자신의 전매 특허인 왼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기록, 팀에게 우승트로피와 2011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염기훈은 올해 자신이 보여준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커보였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힘든 시절을 보냈고 또 남아공월드컵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제대로 자신의 능력을 선보일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
이와 함께 올해로 광주와 연고지 계약이 끝난 상무가 새로운 둥지를 찾지못해 내년 시즌 K리그 잔류가 불투명하게 된 것도 염기훈이 계획을 변경한 이유도 있다. 그리고 현재 염기훈이 내년 1월쯤 아빠가 되기 때문에 자신의 집사람을 홀로 나둘 수 없다는 것이 염기훈의 상무행을 포기한 이유.
상무행을 포기했지만 염기훈에게는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 만 30세까지 지원이 가능한 경찰청이 차선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내년 시즌에 전념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염기훈은 "이제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면서 책임감이 더 커졌다"면서 "아이와 수원팬들을 위해 비시즌 동안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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