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받지 않고 스스로 뛰어 금메달을 일구고 병역 특례를 손에 넣었다. '추추 트레인' 추신수(28.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내야 유망주 강정호(23. 넥센 히어로즈)가 대만과의 결승전에서도 맹활약하며 금메달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추신수와 강정호는 19일 광저우 아오티 베이스볼 필드에서 벌어진 대만과의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서 각각 4타수 2안타 2타점, 5타수 3안타 5타점을 기록하며 9-3 승리를 이끌었다. 이 승리로 한국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탈환에 성공했으며 11명의 병역 미필 선수에게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의한 병역 특례 혜택이 주어졌다. 추신수와 강정호도 그 수혜자 명단에 포함되어 있다.

특히 이들은 한국 야구의 현재와 미래를 짊어진 선수들임을 감안하면 결승전에서 스스로 맹활약했다는 의미가 대단하다. 이미 메이저리그 한 팀의 주전 외야수로 우뚝 선 동시에 2년 연속 3할-20홈런-20도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가 주목하는 호타준족으로도 자리매김 중인 추신수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추신수는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서는 구단과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차출 불허로 미국에서 9전 전승 금메달을 지켜봐야 했다. 지난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는 준우승에 기여했으나 아쉽게도 WBC는 병역 특례 혜택이 주어지지 않았다.
어느덧 클리블랜드의 스타 플레이어로 자라난 추신수는 이 금메달로 많은 것을 얻었다. 국가대표로서의 자긍심을 현실화하며 팬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으며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어 당당하게 구단과의 연봉 협상을 치를 수 있게 되었다.
가장 큰 수확은 선수 본인이 스스로 가지고 있던 부담감을 덜어냈다는 점.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고 싶다"라는 뜻을 밝힌 추신수임을 감안하면 팬들 또한 이승엽(요미우리)의 뒤를 잇는 자랑스러운 확고부동 '국민 타자'를 얻은 셈이다.
강정호는 팀의 주전 유격수로 우뚝 서기 전부터 바운드를 맞춰 수비하는 능력으로 현장의 호평을 받으며 '제2의 박진만(SK)'이라는 수식어를 듣던 유망주다. 여기에 강정호는 지난해 2할8푼6리 23홈런 81타점을 기록, 2003년 홍세완(KIA 코치) 이후 6년 만의 20홈런 유격수가 된 데 이어 올 시즌에는 3할1리 12홈런 58타점으로 3할 유격수가 되었다.
올 시즌 23개의 실책은 아쉽지만 현재 리그에서 강정호 만큼 공-수를 겸비한 유격수는 분명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 최종 엔트리 발표 전에도 대표팀 승선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던 강정호는 부산 전지훈련부터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인 뒤 광저우에 와서도 확실한 스윙을 선보였다.
결승전에서는 빗맞은 파울 홈런을 기록한 뒤 곧바로 잘 맞은 홈런을 때려내며 대단한 타격감을 여실히 보여줬다. 4회 3루 땅볼 때 홈으로 송구해 3실점 째를 내준 야수선택은 옥의 티. 그러나 강정호는 9회에도 좌측 폴대를 맞는 호쾌한 투런을 또다시 보여주며 금메달 쐐기를 박았다.
병역 특례 혜택에는 2년의 공백기 부담없이 야구에 전념하라는 포상의 의미 외에도 '앞으로도 나라를 위해 야구로써 공헌해달라'는 의무가 숨어있다. 앞으로 한창 전성기를 달릴 두 타자들이 맹활약을 펼치며 금메달 획득에 공헌한 것은 분명 1경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추신수-강정호./광저우=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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