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홍명보호, 외로웠던 우즈벡과 8강전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11.19 22: 33

공만 잡으면 함성이 울려 퍼졌다. 마치 안방인 것 같았다. 그러나 이 응원은 우즈베키스탄을 향한 응원이었다.
19일 저녁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8강전을 둘러싼 분위기는 한중전 그 이상이었다.
이날 우즈베키스탄을 향한 응원전은 예상 밖이었다. 일찌감치 중국이 16강전에서 탈락해 텅 빈 경기장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 만큼 암표를 구하기 쉬워진 교민들의 응원전이 기대됐다. 조별리그 3경기 저조한 관중 수가 그 근거였다.

그러나 이 예상은 절반만 맞았다. 한중전보다 많은 500여 교민이 응원전에 참여한 것은 예상대로였지만 중국 관중 역시 여전히 관중석을 가득 채우는 모습이었다.
문제는 중국 관중의 응원이 우즈베키스탄을 향해 집중됐다는 것. 중국 관중은 우즈베키스탄을 응원하기 위해 파도타기 응원까지 쉼 없이 펼치는 등 지독한 편애를 보였다. 이미 한중전을 경험했던 선수들에게도 까다로운 분위기였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측은 "중국 국민은 축구를 사랑한다. 축구를 즐기려는 마음에 30위안(약 5000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고 경기장을 방문한 것"라고 말했지만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후반 26분 우즈베키스탄이 0-1로 뒤진 상황에서 카리모프가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더욱 심해졌다. 우즈베키스탄이 한 명의 퇴장으로 어려운 상황에 빠졌지만 응원은 이미 이긴 분위기였다.
그러나 한국은 이런 악재 속에서도 연장 전반 3분 박주영이 결승골을 터트린 뒤 연장 전반 11분 김보경의 추가골로 3-1 승리를 결정지었다. 중국 관중은 썰물처럼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교민들은 '아리랑'을 부르면서 승리를 축하했다.
한편 우즈벡전을 관전한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은 "축구는 항상 적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한 선수들에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stylelomo@osen.co.kr
 
<사진> 광저우=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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