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타까운 행복전도사의 죽음
지난 달 8일 전해진 행복 전도사의 자살은 국민 배우, 국민 요정이라고 불린 최진실씨의 자살과 맞먹을 정도의 충격이었다. 주요 일간지에 수일에 걸쳐 특집 기사가 난 것을 차치하더라도, 행복 전도사가 주로 활동했던 지상파 텔레비젼의 아침 주부대상 프로그램을 거의 접할 수 없는 필자조차도 가끔 텔레비전에서 접하게 되면 그 독특한 외모와 톡톡 튀는 화술과 끊임없는 긍정의 메시지에 감탄했었으니, 아침 주부대상 프로그램의 주 시청 층인 주부들의 충격은 가히 메가톤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0년 이상 비교적 긴 세월을 신장내과 전문의로 일하면서 적지 않은 숫자의 루푸스 환자를 치료 해온 경험이 있어서 루푸스 환자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나, ‘과연 행복 전도사가 경험한 루푸스로 인한 고통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만큼 절망적이었을까’하는 회의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 이상면역 질환 루푸스의 면역억제 치료
루푸스는 내 몸에 있는 미세혈관의 벽을 이루는 세포들을 내 몸의 면역 기능이 공격하는 이상 면역 질환이다. 미세혈관은 피부, 뇌, 간, 신장, 폐, 관절, 근육 등 우리 몸의 모든 곳에 분포하고 있으니 전신성 루푸스가 발생하면, 피부 발진부터 고열, 뇌출혈, 면역기능 장애 등 온갖 문제가 발생한다. 루푸스 환자의 대부분에서 질병의 발생 초기부터 말기의 후유증까지 여러 단계에서 신장장애가 발생하므로 신장내과 의사들이 루푸스 환자들을 치료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특히 신장장애가 발생한 루푸스 환자들은 다른 합병증도 동반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신장내과 의사들이 만나는 루푸스 환자들은 그 질병의 정도가 매우 심한 사람들이다.
루푸스는 전신을 침범하고, 오랜 시간 동안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 질환이다. 따라서 처음 시작해서 나아질 때까지의 과정도 어렵지만 다시 나빠지면 그 실망감과 공포가 매우 크다. 루푸스가 무서운 질병이긴 하지만, 이상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약을 사용하면 치료 효과가 비교적 좋다. 대표적인 약은 부신피질호르몬제이다. 이외에 다양한 면역억제제들이 사용되고 있다.
면역반응은 기본적으로 세균, 바이러스 등의 공격으로부터 내 몸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내 몸을 나라에 비유하면 면역 반응은 적의 침입을 막는 일종의 방위군과 같은 역할을 한다. 루푸스 같은 면역질환에서는 내 몸의 정상적인 미세혈관 세포를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내 몸을 보호하는 방위군의 반란이고, 내 몸에 대한 쿠데타인 것이다.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면역억제제는 대부분 반란을 일으킨 원인 만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면역반응을 모두 억제하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하면 그에 따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전문의사의 판단에 따른 약의 선택과 조절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루푸스가 심한 경우에는 아주 많은 양의 약을 단기간 써서 이상면역 반응을 제압한 후에 서서히 약의 사용 양을 줄여서 궁극적으로 루푸스를 억제하고, 정상적인 면역반응은 유지할 수 있는 최소의 용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으로 전 국민에게 희망을 가져다주던 행복전도사를 자살로 몰고 간 만성적인 면역질환 루푸스와 이상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치료 및 부작용에 대해 알아보았다. 2부에서는 면역억제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이상 면역물질을 제거하여 루푸스를 치료하는 혈액정화라는 치료법에 대해 소개하고, 루푸스 같은 만성적인 질환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더맑은 클리닉 박민선 원장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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