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홍명보호, 역대 최고의 '와일드카드'로 金 노린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0.11.20 08: 00

역대 최고의 와일드 카드다. 직접적으로 기량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활약을 봤을 때는 그렇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은 지난 19일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서 90분간 1-1로 비긴 뒤 연장서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994년 히로시마 대회 4강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하며 24년 만의 금메달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이어갔다.
이날 박주영은 최전방에서 고립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상대의 밀집 수비는 박주영을 꽉 잡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을 중원에서부터 압박해 패스 공급을 차단했고 측면에서의 돌파를 사전에 차단했다.

결국 박주영은 2선까지 내려오는 특유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직접 찬스를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쉽지는 않았다. 박주영이 찬스를 잡는다 하더라도 상대의 압박 때문에 제대로 된 슈팅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박주영은 모두가 지친 연장전에 자신의 진가를 보였다. 연장 시작과 함께 김영권이 연결한 패스를 박주영이 문전에서 감각적인 개인기로 돌아서면서 시도한 오른발 슈팅이 상대 골키퍼 손 맞고 들어가며 결승골을 터뜨린 것.
실점한 우즈베키스탄은 당황하기 시작했고, 이어 연장 전반 11분 김보경이 상대 패스미스를 가로챈 후 문전을 돌파하며 추가골을 성공시켜 쐐기를 박았다.
축구에서 와일드카드 제도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만 존재한다. 그러나 한국 축구가 와일드카드로 재미를 본 기억은 없다. 그래서인지 '와일드카드 잔혹사'라는 말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이번 광저우 대회를 제외하고 올림픽에서 4번, 아시안게임에서 2번 와일드카드 선수를 기용한 한국의 최고 성적은 2002 부산 아시안게임 3위. 올림픽에서는 2004 아테네 대회 8강이 최고다.
특히 2002년에는 월드컵 4강 멤버(김영철, 이운재, 이영표)가 출동한 부산 대회서는 '와일드카드' 이운재가 이란과 승부차기서 한 골도 막지 못했고 이영표는 실축하기까지 했다.
사실 와일드카드는 '양날의 검'과 같다. 23세 이하의 선수들로 팀을 꾸리는 대표팀 감독으로서는 와일드카드 선수들이 대표팀의 취약점을 메우면서 노련미와 풍부함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 선수들을 이끌길 바란다. 그렇지만 실상 대부분의 와일드카드들은 젊은 선수들과 융화되질 못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확실히 다르다. 김정우(28)와 박주영(25)은 선배가 아닌 친구와 같은 친근함으로 대부분이 21세인 어린 선수들에게 다가갔고, 팀에 융화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그 결과 다른 선수들과 거리낌없는 사이가 됐다.
이제 금메달까지 남은 경기는 단 두 경기. 와일드카드 김정우와 박주영이 합작 4골을 터트리며 대표팀을 이끌고 있고 팀도 쾌조의 상승세인 점을 봤을 때 이번에야 말로 24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아닌가 싶다.
sports_narcotic@osen.co.kr
<사진> 박주영-김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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