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발' 성동일, "난 주연을 할 수 없는 배우"

최근 스크린과 브라운관, 양쪽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중견 배우 성동일이 자신은 "주연 자체를 할 수없는 사람"이라며 OSE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밝혔다.

성동일은 지난 18일 막을 올린 섹시 코미디 '페스티발'에서 마음 따뜻한 철물점 사장이자 심혜진과 함께 온갖 SM 욕구를 풀어가는 변태남 역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KBS 2TV의 블록버스터급 드라마 '도망자'에서도 특유의 감칠 맛 나는 코믹 연기로 시청자 눈길을 사로잡는 중이다.

그렇다면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연일 주가를 올리고 있는 그가 원톱 주연을 사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성동일은 "주연이란 (제작자나 감독이)일을 많이 시키려고 밥을 많이 주는 역할"이라며 "저는 그런 부담감이 싫어서도 주연을 맡지 못한다. 선천적으로 게으르고(웃음) 밥을 많이 주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또 연기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성동일 식 소신을 설명했다. 캐릭터에 몰입하고 자신을 바꾸는 메소드 연기도 좋겠지만 "지금까지 성동일을 버리고 캐릭터에 들어가는 연기는 하지 않았다.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제가 건달로 살았어서 건달 연기를 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도둑이 되기 위해서 도둑을 연기하는 것도아니고요. 성동일을 백지화 시키고 캐릭터에 몰입하기 보다는 캐릭터에 성동일을 그대로 입히는 게 저한테는 더 맞는 방식입니다."

그는 "솔직히 배역을 맡으면 캐릭터 연구를 열심히 하는 편은 아니다"라고 했다. "저는 하나만 갖고 가는 단순한 사람입니다. 연기를 수학 공식처럼 풀어서 복잡하게 연구하는 배우들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게을러서 그런건지..(웃음)"

이번 '페스티발' 출연의 배경은 자신이 평소 만나고 싶었던 배우들을 모두 한 자리에서 보고 함께 일할 수 있어서였다.

야하지만 속 깊고 감동적인 영화 '페스티발'에는 성동일을 비롯해 신하균, 엄지원, 류승범, 심혜진, 오달수, 백진희 등 연기력 탄탄한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개인적으로 류승범을 좋아하고 이번 '페스티발'에 같이 출연해서 드디어 술 한 잔을 같이했다.참 좋은 배우다. '페스티발'은 연기자로서 제 인생에 한 획을 그을 작품"이라는 그는 "돈을 벌어도 즐겁게 벌고 좋은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그런 배우 인생을 살고 싶다"는 바람을 얘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