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女 축구, 실패로 끝난 압박 봉쇄책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11.20 22: 31

'최인철 감독이 4강 상대로 일본보다는 북한을 선호하더라고요. 압박은 충분히 패스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지난 18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4강 상대가 북한으로 결정되는 순간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가 전한 얘기다.
대부분의 축구 전문가들이 세계랭킹 6위 북한과 맞대결에 고전을 점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이들은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빠른 역습이 위력적인 북한을 상대로 한국이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인철 감독은 북한의 압박이 거센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의 패스 축구를 고려하면 오히려 경기를 할 만하다는 생각이었다.
현대 축구에서 압박은 필수적이지만 그만큼 체력 소모가 크다는 것이 그 근거였다. 최인철 감독은 이번 대회가 이틀마다 경기를 치른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더군다나 패스 축구는 압박 축구를 상대로 상성에서도 유리했다. 체력 소모를 높일 수 있어 압박을 봉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저녁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준결승전서 최인철 감독의 생각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졌다.
분명히 한국은 북한에 전반 내내 고전했다. 한국과 북한의 슈팅 개수(12-2)의 차이가 그 증거였다. 한국은 북한에 주도권을 내준 채 속절없이 휘둘렸다. 조윤미에게 내준 1골로 막아낸 것도 놀라운 정도였다.
그러나 후반전에서는 분명히 양상이 달라졌다. 한국은 후반 들어 북한의 체력이 떨어지자 주도권을 잡는 데 성공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42분 교체 카드로 출전한 유영아가 전가을이 올린 공을 동점골로 연결하기도 했다. 이 순간까지만 해도 최인철 감독의 축구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최인철 감독의 계산은 연장 전반 5분 북한의 라은심에게 헤딩 결승골을 내주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북한은 라은심의 득점과 함께 고갈됐던 체력을 정신력으로 이겨냈다. 한국은 유영아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수적 열세에 처하는 불운까지 있었다. 결국 북한은 종료 직전 라은심이 다시 한 골을 추가했고 한국은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한편 한국은 오는 22일 중국과 3, 4위전 재대결에서 첫 메달 도전에 나선다. 지금껏 한국은 4위만 3번 달성했을 뿐 메달과는 거리가 멀었다.
stylelomo@osen.co.kr
<사진> 광저우=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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