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성장하는 중국야구.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여실히 증명됐다.
아시아 야구의 변방에만 머물러있던 중국야구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중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4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수준급 사회인 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과 2차례 격돌에서 0-3, 2-6으로 근소하게 패했다.

한국과의 준결승전에서도 1-7로 졌지만 경기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이미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대만을 꺾는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 같은 중국야구의 성장은 배움의 힘에서 나온다. 향후 중국이 아시아 야구의 한 축을 형성할 날도 머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 한국에 온 中
한국에서도 중국야구의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화 이글스가 국내 프로구단으로는 처음으로 중국리그의 북경 타이거즈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북경 타이거즈의 송핑샨 감독과 투수 리롱다가 지난 15일부터 대전구장에서 한화의 잔류군 마무리 훈련에 합류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정영기 감독을 비롯한 2군 코칭스태프가 전반적인 야구기술 지도법을 가르치고 있고, 성준 투수코치가 리롱다에게 투구와 관련한 부분을 맨투맨으로 지도하고 있다.
송핑샨 감독은 "한국은 기술의 모든 면에서 수준이 높다. 선수들의 힘이 좋고 투수들의 제구력도 아주 뛰어나다. 훈련도 알맞게 잘 짜여져 있다"고 한국야구를 평가했다. 인상 깊은 한국선수로는 박찬호와 김동주 그리고 추신수를 꼽았다.
송핑샨 감독은 한화의 마무리훈련의 모든 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체득하고 있다. 오전·오후 훈련은 물론 야간훈련까지 한화 선수단과 함께 소화하고 있다. 투수 리롱다도 "한국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강팀이다. 특히 투수력이 좋다"고 평가했다.
▲ 배움의 의지

이들이 한국에 온 이유는 역시 배우기 위해서였다. 북경 타이거즈는 중국리그 최다 우승(4회)을 자랑할 정도로 중국에서는 알아주는 명문팀이다. 하지만 아직 야구 수준이 부족한 만큼 더 배우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송핑샨 감독은 캠코더를 들고 리롱다의 투구동작을 일일이 체크했고, 한화 선수들의 훈련장면도 하나라도 놓칠새라 눈에 불을 키고 지켜봤다. 한화 관계자들도 "배우려는 의지가 대단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송핑샨 감독은 "중국에서 앞으로도 계속 우승하고 싶다. 그래서 한국까지 야구를 배우러 온 것"이라며 "여기서 배운 것들을 중국으로 돌아가 그대로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리롱다도 "한국·일본·미국과의 교류를 통해 배우면서 더 강해질 것이다. 여기 있는 동안에 최대한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가고 싶다.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바로 배우러 온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송핑샨 감독은 "미국에 가서도 연습경기를 하면서 실전경기 감각을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 중국야구의 잠재력

한화 정영기 2군 감독은 "중국 야구가 정말 많이 성장했다. 예전에는 어이없는 실수들이 아주 많았는데 최근에는 그런 게 아예 없어졌다. 투수들의 실력도 크게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중국은 이번 아시안게임 5경기에서 실책이 하나도 없었으며 경기당 2.5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송핑샨 감독은 "중국야구가 많은 진보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아직 많이 배워야 한다. 기술적으로 보다 더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에 만족하기보다 더 많은 발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무엇보다도 중국의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잠재력을 기대케 만든다. 송핑샨 감독은 "많은 학교에서 야구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리롱다도 "요즘 중국에서 야구를 배우기 시작한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거들었다. 시장이 큰 중국이라면 그만큼 성장속도가 빠를 수 있다.
송핑샨 감독은 "한국야구를 따라잡기란 어렵다. 매우 어려운 일이라 몇 년 안에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말조차 못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조범현 대표팀 감독은 "10년 내로 중국이 적수가 될 것"이라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중국야구의 잠재력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야구인구와 다양한 교류를 통해 끊임없이 배우려는 움직임에서 확인할 수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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