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도하 때 아픔이 있었기에 우승이 가능했다".
윤석민(24, KIA)이 4년전 참가했던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의 아픈 기억이 약이 됐다고 밝혔다.
21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윤석민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밝은 표정이었다.

윤석민은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한 소감에 대해 "일단 좋은 일이다. 4년전 도하에서 아픔이 있었기에 우승이 가능했다"면서 "보탬이 돼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대만과 일본에 잇따라 연패하면서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윤석민은 이번 대회에서 2경기에 나와 6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으로 평균자책점 '0'을 지켜냈다. 18일 중국과의 준결승전에서 1이닝 1피안타 무실점한 윤석민은 19일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5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으로 무실점했다. 직구 최고 구속도 150km까지 나왔다.
기록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우여곡절을 겪었다. 윤석민은 지난 13일 예선 첫 경기였던 대만전에 등판했지만 정작 공 1개도 던져보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서야 했다. 경기 명단에 이름이 누락되는 행정 착오 불운에 씁쓸하게 퇴장해야 했다. 14일 홍콩전에서는 불펜에서 몸을 풀었으나 6회 콜드게임으로 끝나는 바람에 출장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시즌 후반 롯데 조성환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졌다가 심각한 '공황장애' 진단받고 우울증에 시달린 좋지 않은 기억이 되살아 나는 듯 했다. 그만큼 윤석민이나 소속팀 KIA에게는 또 다른 의미에서 중요한 아시안게임이었다.
이에 윤석민은 첫 경기인 대만전 명단에 이름이 빠진데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내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에 위기를 잘 극복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또 올해 힘든 시기를 보낸 데 대해 "개인적으로는 안 좋은 일들이 많아서 힘들었다"고 털어놓은 윤석민은 "대표팀에서 잘 했으니 내년시즌 잘 준비하겠다. 그냥 열심히 해서 민폐만 끼치지 않으려는 마음이었다. 몸 잘 만들어서 내년에 잘 하겠다"고 밝게 웃었다.
더불어 봉중근이 정근우(28, SK)와 함께 분위기 메이커로 꼽은 데 대해 "석민 어린이라는 별명은 KIA팬들이 지어 주셨다. 선수촌에서 할 것이 아무 것도 없어서 장난스런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다"고 설명하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agassi@osen.co.kr
<사진>인천공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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