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선수단도 2013년 WBC에 함께 출전하고 싶다고 했다".
'책임감'이란 그 어떤 것보다 무겁다. 그러나 선수단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 때로는 광대가 되고, 때로는 마운드 위에서 강한 정신력을 보여준 '캡틴' 봉중근(30, LG 트윈스)이야 말로 진정한 금메달 획득의 숨은 공로자였다.
봉중근이 21일 오후 5시 인천공항을 통해 야구 대표팀 선수단과 함께 귀국, 공항까지 직접 마중 나온 팬들에게 환한 웃음을 지으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봉중근는 입국 직후 기자들과 공식 인터뷰에서 "저한테 큰 영광이다. 이번 대표팀이 역대 최강이었다. 어린 선수들도 많았지만 잘 했다. 평생 자랑할 수 있는 그런 팀이었다"고 말했다.

봉중근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찼다. '최고참' 박경완(38, SK 와이번스)이 고사했고, '넘버2' 정대현(32, SK 와이번스)은 하루에 말을 3마디 정도밖에 하지 않은 성격이기에 봉중근은 KBO의 제안에 흔쾌히 수락했다.
그러나 봉중근은 '주장'이라는 책임감을 말로 하기 보다 경기장 안에서, 밖에서 자신을 낮추고 솔선수범하며 우리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는데 힘이 됐다.
특히 봉중근은 지난 13일 대만과의 예선 첫 경기에서 윤석민이 로스터에서 누락 되면서 급작스럽게 마운드에 올라 호투하며 주장의 진가를 선보였다. 갑작스러운 등판 때문인지 봉중근은 볼넷과 안타를 맞고 주춤거렸으나 9버타자 리저슈엔을 1루 땅볼로 유도하고 후진롱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위기를 벗어났다. 완전한 상태가 아닌데도 흔들리지 않고 노련한 피칭으로 대만으로 넘어갈 뻔한 흐름을 되찾아온 위기관리 능력이었다. 봉중근은 8회 1사까지 막고 마운드를 넘겼다.
주장으로서 100% 제 몫을 한 봉중근은 2013년 WBC에서 다시 한번 주장으로 선수들을 이끌고 싶어했다.
◇이후 일문일답
-금메달을 딴 소감은?
▶저한테 큰 영광이다. 이번 대표팀이 역대 최강이었다. 어린 선수들도 많았지만 잘 했다. 평생 자랑할 수 있는 그런 팀이었다.
-역대 드림팀과 비교한다면?
▶일단 많이 젊어졌다. 그리고 강해졌다. WBC와 아시안게임에서 꾸준히 성적을 낼 수 있는 수준이다.
-이 멤버로 2013년 WBC에 출전하고 싶다고 했는데?
▶내게는 큰 영광이 될 것이다. 한번 더 주장을 하고 같은 멤버들로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선수들도 모두 좋다고 했다.
-주장으로서 어떻게 선수들을 이끌었나?
▶어린 선수들이 많아 긴장하는 것 같아 대화를 많이 했다. 윤석민과 정근우가 투타에서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잘 해줬다.
-예를 든다면?
▶석민이는 '석민어린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활발했다. 덕아웃에서 농담도 많이 하면서 선수들 긴장을 풀어줬다. 근우는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선수들을 잘 이끌었다. 결승전에서 다이빙 캐치 후에도 '이 정도 쯤이야'라고 말하면서 선수들을 웃게 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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