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그리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최근 3년간 한국야구가 쌓아올린 화려한 실적이다. 국내프로야구도 최고의 중흥기를 누리고 있다. 안팎에서 한국야구는 그야말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제 시선은 2013년 제3회 WBC로 향한다.
▲ 10년 걱정없는 라인업
2012년 런던 올림픽부터 야구가 퇴출되면서 다음 A급 국제대회는 2013년 WBC가 된다. 아직 2년여의 시간이 남아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야구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6.5세. 2년이 더 지나도 평균 연령 30세가 되지 않는다. 이용규(25) 강민호(25) 윤석민(24) 류현진(23) 강정호(23) 최정(23) 김현수(22) 김광현(22) 임태훈(22) 김명성(22) 등 무려 10명이 25살 이하의 젊은 피들이다.

마운드에는 류현진-김광현-윤석민의 막강 트로이카가 자리하고 있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막강 트리오들이다. 양현종과 임태훈도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유망주들이다. 이들 모두 2013년에는 24~26살로 투수로서 한창 전성기를 내달리는 나이가 된다. 병역혜택으로 앞만 내다보고 뛸 수 있게 된 이들이 2년후에는 어떻게 성장해 있을지 기대가 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야수 중에서는 강민호·이용규·김현수·최정·강정호가 있다. 강민호는 2013년 WBC부터 주전 포수로 활약해야 할 안방마님이다. 젊은 포수 기근 시대에서 강민호처럼 경험이 많은 포수는 없다. 이용규와 김현수도 숱한 국제대회를 통해 검증된 국제용 선수들이다. 그리고 강정호가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대형 국제용 내야수로 떠올랐다.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는 최정도 한계가 보이지 않는 선수.
젊은 피들이 전성기에 다다를 시점에서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기둥 노릇늘 한 에드먼턴 키즈들이 중고참으로 대표팀의 리더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메이저리거 추신수를 비롯해 김태균·이대호·정근우는 3년이 지난 뒤에도 31살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지금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것이 바로 한국야구인 것이다. 미래를 장담할 수 없지만 투타에 걸쳐 향후 10년은 걱정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 해결해야 할 과제들
한국은 두 차례 WBC에서 기대이상 성과를 거두고도 아쉽게 우승을 놓쳐야 했다. 1회 WBC에서 4강 일본전에서 패하며 아쉽게 돌아선 한국은 제2회 WBC에서는 결승까지 올랐으나 역시 일본에 연장 승부 끝에 패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하지만 4강에 이어 준우승으로 차례로 단계를 밟아온 올라온 만큼 다음 대회에서는 우승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그만큼 준비도 철저하게 해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성적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아직 한국야구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하게 쌓여있다. 당장의 성과에 도취되어 있기에는 문제들의 사안이 심각한 부분이 많다.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참사를 당한 후 철저한 반성과 개혁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처럼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야구계의 목소리가 높다.
인프라와 저변 확대는 야구계의 해묵은 과제다. 제9~10구단 창단이 급물살타고 있지만, 구장 신축과 현대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비단 프로야구를 위한 구장뿐만 아니라 사회인·청소년·유소년 등 다양한 야구계층들을 위한 구장수도 크게 부족하다. 앉아서 보는 스포츠가 아니라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되기 위해서는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실업야구 부활을 통해 '야구 실업자'를 줄이는 것도 과제. 여타 종목에서는 실업스포츠가 많은데 야구가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국내에 토양을 잘 다지는 것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교류와 보급을 위해 해외로도 눈길을 돌려야 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완벽한 우승을 거뒀지만 몽골처럼 방망이 한 자루가 없어 고생하는 야구 후진국들도 있었다. 아시아야구연맹 회장국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해결해야 할 문제다. 지금처럼 국가간의 수준 차이가 크면 클수록 아시안게임에서도 야구가 퇴출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미 올림픽에서는 야구가 퇴출됐다. 더 큰 미래를 내다봐서라도 한국야구가 빨리 움직여야 한다.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바로 지금이 한국야구계의 오랜 숙원사업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WBC까지 남은 2년여의 시간은 한국야구가 진정한 아시아 야구 최강국으로 올라서기 위한 최적의 시기가 될지도 모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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