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 새 사령탑에 오른 호시노 센이치(63) 감독이 지난 19일 오사카시 시내에서 열린 개인 후원회에 참석해 내년 시즌 대형 보강을 선언하는 과정에서 이승엽을 언급했다고 20일자 일본 <스포츠닛폰>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호시노 감독은 요미우리에서 퇴출된 이승엽을 놓고 "(고액인) 조건은 말하지 않지 않겠나"면서 "이대로는 (일본에서) 끝낼 수 없다는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 재기를 노리는 이승엽의 기대감을 나타냈다. 어떻게 보면 일본에서 명예회복을 노리는 이승엽(34)의 영입에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내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호시노 감독 스타일과 현재 라쿠텐 선수단을 분석해 보면 이승엽을 이용해 매스컴의 관심을 끌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말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크게 3가지 측면이다.

▲라쿠텐, 저렴한 용병 1루수와 베테랑 지명타자가 있다
먼저 라쿠텐에는 현재 1루수와 지명타자에 좋은 선수가 있다. 1루에는 지난 5월 메이저리그 출신 랜디 루이즈(32)가 있다. 루이즈는 올 시즌 81경기에 출장 2할6푼6리의 타율에 12홈런을 기록했다. 삼진이 114개로 많았지만 일본야구를 경험한 만큼 내년 시즌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연봉도 5000만엔(약 6억5천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지명타자에는 '베테랑' 야마사키 다케시(43)가 있다. 야마사키는 불혹을 훌쩍 넘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28개의 홈런을 폭발시켰다. 타율은 2할3푼9리로 저조했지만 내년에도 충분히 지명타자로 활약이 가능한 상태다. 더불어 야마사키는 주니치 시절 호시노 감독 밑에서 6년동안 함께했다. 호시노 감독은 '자기가 잘 아는 선수'나 '자기와 친한 지도자'를 중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8베이징 올림픽에서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이었다. 라쿠텐 부임 첫 시즌인 만큼 자신의 야구 철학을 제대로 아는 야마사키는 꼭 필요한 선수로 봐야 한다.

▲내년시즌 타자보다 투수 영입이 시급한 라쿠텐
올 시즌까지 라쿠텐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던 '에이스' 이와쿠마 히사시(29)가 메이저리그로 건너갈 예정이다. 얼마 전 포스팅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우선 협상권을 획득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에이스가 떠난 만큼 그의 빈 자리를 대신할 투수가 필요한 것이 당연한 이치다. 라쿠텐은 지난 드래프트에서 투수위주로 선발 했지만 아직 실력은 미지수다. 더군다나 현재 일본프로야구 시장에 나온 확실한 선발급 FA 투수도 없다. 그나마 미국프로야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방출 된 가와카미 겐신(36)을 조사하고 있지만 요미우리, 니혼햄 등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가와카미 역시 미국서 계속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있기에 그의 영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즉, 내년 시즌 안정된 전력을 꾸리기 위해서는 선발 자리에 외국인 투수로 가야 한다. 라쿠텐이 돈이 많지 않은 만큼 투수 영입을 위해 실탄을 모아야 한다.
▲'컴백'호시노, 언론에 관심 받고파
호시노 감독은 과거 한신과 주니치 시절부터 언론을 이용해서 자기가 맡고 있는 팀에 관심을 끌리는 것을 잘하기로 유명하다. 지난 2003년 주니치 사령탑에서 물러난 호시노는 7년 만에 감독으로 복귀했다.
물론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일본 국가대표팀 감독을 했지만 지휘봉을 다시 잡은 호시노 감독은 이번에도 라쿠텐에 관심을 모으기를 위해 언론을 이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승엽은 올 시즌까지 일본프로야구에서 최고 연봉을 받은 만큼 일본 야구팬들 중에서 모르는 이들이 없다. 호시노 감독으로서는 이승엽의 이름만 팔아도 언론들의 관심을 충분히 끌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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