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이만기 명사특집의 후유증일까. '1박2일' 21일 방송분은 재미가 현저히 떨어진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늘, 무조건 재미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지만 수십여 스태프의 노고가 빤히 들여다보이는데도 빛이 나지 못했던 이날 방송분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1박2일' 21일 방송분에서는 전남 장흥으로 식도락 여행을 떠난 멤버들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날 멤버들은 아침 점심 저녁 야식까지 크고 작은 복불복과 게임을 통해 산해진미를 맛볼 수 있는 대박(?) 기회를 잡았다. 이날 방송분 내내 시청자들은 아침식사 메뉴, 바지락 비빔밥을 먹기 위한 멤버들의 '사투'를 봐야했다. 그 뿐이었다.
장흥 현지에서 진행된 오프닝, 멤버들은 식도락 여행이란 테마를 듣고는 설레기 시작했다. 곧바로 이어진 것은 바지락 비빔밥 한 그릇을 놓고 입맛을 다시는 멤버들의 모습, 또 늘 그랬듯이 한 명이 맛을 보고 황홀해하면(?) 나머지 멤버들이 부러워 죽는 그림, "(바지락 비빔밥을) 그냥 줄 순 없고, 천관산에 꽂힌 식권 깃발을 먼저 들고 오는 선착순 4인에게만 준다. 꼴찌는 샌드위치에 우유를 먹고 달밤에 갯벌에서 바지락 1000개를 캐야 한다"는 제작진의 말이 끝나자마자 멤버들은 천관산을 오르며 야단법석을 떨었다. 그 과정에서 '은초딩' 은지원의 장난이 섞였고(깃발을 3개 뽑아오는) 그 때문에 '식신' 강호동이 분노했으며 '재간둥이' 이수근의 기지(강호동을 피해 무사히 4등으로 골인하는)가 또 나오면서 볼거리들이 더해졌다.

결국 이날 방송분은 오프닝을 시작으로 아침식사를 먹는 장면에서 끝이 났다. 산을 오르고 선착순 깃발을 꼽고 그 와중에 은지원과 이수근이 장난을 치는 정도 말곤 이야깃거리도 없었다. 무척이나 단순했으며 또 '1박2일'에서 늘 볼 수 있던 패턴의 그림이 반복됐다는 얘기다. 친숙해서 좋은 그림들이긴 하지만 바꿔 말하면 식상해질 대로 식상해진 이야기들이기도 하단 말이다.
방송 중간 중간 시청자 게시판에는 "오늘 너무 지루하다. 재미없다", "똑같은 내용, 빤한 이야기가 반복된다"며 볼멘소리들이 이어졌다. 여기엔 분명 지난주 명사특집의 후유증이 녹아있다. 세기의 재대결로 불렸던 前 씨름스타 강호동과 이만기의 씨름 한판이 시청자들의 열광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 하나, 분명 5인 체제로 약화된 팀플레이도 작용했다. 5명이 보여줄 그림에는 역시나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매회 최고로 재미있고 완벽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주간 예능 시청률 1위'를 놓친 적 없는 '해피선데이-1박2일'이기에 시청자들의 욕심과 기대치는 넘쳐난다. 특히 5인 체제가 되면서부터 제작진이나 멤버들 입장에서도 방송 제작에 더 큰 고충을 느끼고 있는 상황. 21일, 전남 장흥 편은 이러한 내부적 문제가 화면으로까지 여실히 나타난 방송분이었다. 물론 5인 체제의 한계나 문제는 새 멤버를 투입하는 것으로 조만간 해결이 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문제는, 이러한 기복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있다.
4년째 이어진 방송, 여행 버라이어티라는 동일한 포맷으로 이끌어온 '1박2일'이기에 어쩌면 친숙미나 익숙함이 큰 무기이자 강점이기도 하다. 특히나 강호동 이수근 이승기 은지원 등 초창기부터 꾸준히 고정 멤버로 활약해온 이들이 보여줄 수 있는 그림의 매력은 '한 식구 같고 형제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이는 때로 '독'이 될 수 있다. 빤하고 식상한, 예측 가능한 이야기들로 일관한다면 시청자들 실망시키기 십상이다.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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