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스타] 임동현, 감각과 노력이 만든 '추격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1.22 17: 47

양안 0.2~3의 시력은 그에게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 세계랭킹 1위 신궁 임동현(24. 청주시청)이 한국의 아시안게임 8연패에 공헌했다.
 
임동현은 22일 광저우 아오티 양궁장에서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양궁 중국과의 결승에서 팀의 222점 중 75점을 책임졌다. 4엔드에서 모두 8점에 그친 것은 아쉬웠으나 111-114로 뒤지고 있던 3엔드에서 두 발을 모두 10점으로 연결한 것은 커다란 수훈.

 
2004년 17세의 어린 나이로 선배들과 아테네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하며 일찌감치 한국 양궁의 대들보로 성장한 임동현. 사실 그의 양 쪽 시력은 0.2~3에 불과할 정도다. 일반인이라도 이 시력이라면 안경이나 렌즈를 착용하거나 시력 교정을 위한 수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임동현은 자신이 쏘던 감을 유지하기 위해 시력 교정 등을 거부한 채 경기에 나선다. 종목 특성 상 안경을 착용할 수 없다는 점도 있으나 과녁이 뭉개져 보임에도 지금까지 수없이 활을 당기고 손을 놓던 감을 잃지 않기 위한 스스로의 결정이다.
 
비록 결승전에서는 막내 김우진(19. 충북체고)의 활약이 큰 감이 있었다. 그러나 임동현은 추격의 고삐를 당겨야 했던 3엔드에서 분전하며 168-169 한 점차로 따라잡는 수훈을 보였다.
 
시상식 후 임동현은 "3엔드까지는 타이트할 것으로 예상했고 1점 차로 지고 들어가도 추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아시안게임 연속 금메달 기록을 이어가 영광스럽다"라고 밝혔다.
 
뒤이어 그는 2004년 자신처럼 고교생 신분으로 큰 대회 금메달을 거머쥔 김우진에 대해 "나도 뿌득하다. 고향 후배이기도 한 만큼"이라며 "앞으로 우승을 더 많이 할 친구인 만큼 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커다란 계기가 될 것 같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아무리 천부적인 감각이 있더라도 끊임없는 노력이 없다면 세계랭킹 1위라는 위치는 주어지지 않는 법. 세계 최고의 신궁으로 자리를 유지하는 동시에 귀중한 금메달을 동료들과 선사한 임동현의 노력은 아오티를 금빛으로 수놓았다.
 
farinelli@osen.co.kr
 
<사진> 광저우=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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