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중국이 어려웠어요. 그런데 이제는 할 만하다고 생각해요"(지소연).
최인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대표팀이 22일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여자 3, 4위전 중국과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사상 첫 동메달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그러나 동메달보다 기쁜 것은 우리가 승리를 거둔 상대가 다름 아닌 중국이었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 중국은 한국에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지금까지 상대 전적이 1승 2무 22패라는 기록을 보면 그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상대하기 두렵고 만나기도 싫은 팀이 중국이었다. 그야말로 공중증이었다.
그러나 중국의 홈에서 열린 이번 대회 만큼은 그 사실이 바뀌었다. 지난 18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중국과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8-7로 승리하더니 22일 동메달이 걸린 3, 4위전에서도 승리했기 때문이다.
결과가 아닌 내용도 완벽했다. 최인철 감독이 주창하는 특유의 패스 게임으로 중국을 농락했다. 날카로운 전진 패스에 중국의 수비는 손쉽게 허물어졌다. 전반 2분 박희영의 선제골, 전반 47분 지소연의 추가골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불과 이틀 전에 북한과 연장까지 가는 혈투 속에 1-3으로 패하면서 체력이 고갈된 팀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순간이었다.
물론, 그 저변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최근 여자 축구에 찾아온 르네상스를 통해 기술과 자신감이 모두 달라졌기 때문이다.
최근 지소연이 경기를 앞두고 "예전에는 중국이 어려웠어요. 그런데 이제는 할 만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한 것이 그 증거. 공중증은 이미 사라진 셈이다.
그러나 공중증이 사라졌다는 사실에 만족하면 안 된다. 이날 승리를 발판으로 중국에 새로운 공한증을 선사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최근 여자 축구는 8월 U-20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에서 처음 3위에 올랐다. 그리고 9월 U-17 FIFA 여자월드컵에서 사상 첫 FIFA주관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는 중국을 넘어 사상 첫 월드컵 우승에 도전할 때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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