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목에 걸린 메달의 색깔은 구릿빛이지만, 선수들 마음 속에서는 금메달 못지 않은 광채를 가진 동메달이다.
최인철 감독이 이끄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대표팀이 22일 오후 중국 톈허 스타디움서 열린 중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박희영과 지소연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두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한국은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1994 히로시마, 2002 부산, 2006 도하 대회에 이어 네 번째 도전 만에 여자 축구에서 메달을 따내게 됐다. 전체적인 경기 내용도 좋았다. 총 5경기 13득점 4실점으로 화끈한 공격 축구를 보여줬고, 축구를 보는 이로 하여금 여자 축구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줬다.

한국은 지난 북한과 준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는 접전을 펼쳤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이 적지 않았지만, 상대 중국도 일본과 연장전까지 간 끝에 패했기 때문에 처한 상황은 똑같았다.
또 한국은 이날 경기를 하기 전부터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확실했다. 비록 북한에 패배하며 결승전 진출이 좌절되기는 했지만, 아시안게임 사상 첫 메달이라는 목표가 남아있었기 때문. 반면 중국은 그렇게 바라던 금메달에 대한 꿈이 좌절되면서 정신력도 확연하게 약해졌다.
여자 축구는 지난 8월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사상 FIFA 주관대회 첫 3위라는 역사를 쓰며 화려한 비상을 알렸다. 이어 9월에는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숙적 일본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사상 첫 FIFA 주관대회 우승컵을 안게 됐다.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지난 10월에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참가한 2010 피스퀸컵 결승전서 호주를 꺾고 다시 한 번 우승의 기쁨을 누림과 동시에 아시안게임에 대한 준비가 완료됐음을 알렸다.
결국 한국은 중국과 경기서 완승을 거두면서 2010년의 화룡점정을 찍으며 20세 이하 월드컵 3위와 17세 이하 월드컵·피스퀸컵 우승에 이은 또 하나의 기념비를 세우게 됐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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