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명 소개…스펙으로 물관리 NO!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0.11.22 18: 33

-피플- 대박난 소셜미팅 서비스 박희은 이음소시어스 대표
여성창업경진대회 대상…5개월만에 회원 4만명
성격‧캐릭터‧취미 등 소신껏 작성하면 가입 OK

연애 매칭 안되면 친구‧멘토 돼 인맥 넓히기도
[이브닝신문/OSEN=김미경 기자] <수년째 독수공방 중이다. 연애 가뭄인 셈이다. 가끔씩은 ‘스뎅미스’(스테인리스 미스, 돈도 없는 데다 미모도 안 받쳐주는 노처녀로 일본식 신조어다.)인 것 같다는 자책도 든다. 신점, 타롯점, 사주풀이, 별자리운세 등 시시콜콜한 얘기에 복채가 5만원. “내년 가을엔 동쪽에서 파란 눈의 귀인을 만난다”는 그의 말이 마치 최후통첩처럼 들렸다면 대한민국 솔로들이여 ‘이음신’(남녀의 인연을 이어준다는 이음사이트 용어)을 만나라. 권태와 변태에 빠지기 쉬운 독신 생활의 유일한 백신은 역시 연애다.>
 
음성적 온라인 데이트를 떠올리면 곤란하다. 소셜미팅 서비스인 이음은 이른바 싱글들의 인맥놀이터라는 표현이 맞다. 코드는 같지만 연애대상이 아니라면 친구가 되어도 좋다. 오프라인 만남은 온전히 그(녀)들의 선택에 달렸다. 때문에 여타의 조건만남 사이트와 다르다는 게 박희은 이음소시어스 대표(25)의 표현이다. 그에 따르면 현재 온라인 검색 시 노출되는 미팅채팅사이트는 140여개. 오프라인 결혼정보회사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지만 모두 동일한 구조인 만큼 소셜데이팅 서비스의 국내 출현은 지금이 적기라고 박 대표는 강조한다. 지난 5월 ‘하루에 한명씩 운명의 이성을 소개한다’는 당찬 목표로 온라인 매칭서비스 업체를 설립한 그에게 몇 가지 물음표가 생겼다.
 
-매칭메이킹 서비스, 국내선 아직 생소하다. 스무 살에 미팅사이트를 오픈했는데 계기가 있었나.
▲친구와 수다 떨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왜 소개팅이나 미팅을 하게 되면 만남에 앞서 궁금한 점이 많지 않나. 하지만 주선자에게 상대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는 일이 전부다. 상대방을 알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고 시간 들여 만난 자리도 때문에 헛일이 되기 일쑤다. 또 젊은 싱글 남녀에겐 오프라인 결혼정보업체가 알게 모르게 거부감이 있고 젊은 수요에 맞는 온라인 매칭 서비스가 없다는 점도 주효했다. 남녀가 만나는 방법도 변해야하지 않겠는가. 그때부터 연구(?)에 들어갔다. 관련 자료조사는 물론이고 스스로를 국내 소셜 데이팅계의 1인자라고 지칭할 만큼 속속들이 공부했다. 소셜데이팅 서비스는 미국에서 가장 유망한 산업이다. 온라인 게임, 디지털음원에 이어 3위를 차지할 정도로 향후 인터넷 생태계를 주도하게 될 핵심 사업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했다. 온라인업체와는 괴리감이 생긴다.
▲언론학을 전공했다. 전혀 다른 분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언론학의 연장선 상에 있는 셈이다. 온라인이라는 뉴미디어 부분에 호기심이 발동했고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파급 효과와 문화에 재미가 생겼다. 매칭데이팅 서비스도 남녀들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점에서 같은 연장선에 있다.
 
-내로라하는 대기업 박차고 나왔다.
▲지난해 11월 엔씨소프트에 입사해 올해 5월 그만뒀다. 물론 갈등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하고 싶은 일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일을 벌였다. 반응들은 제각각이었다. 부모님은 그만둘지는 알았지만 생각보다 빨라 당황해 하시는 모습이었고 동네 어르신들은 안타까워했다. 할머니는 게임회사라 맘에 안 들었는데 잘 그만뒀다고 좋아 하셨다.
 
-일반 결혼정보업체와는 어떤 점에서 차별성이 있나.
▲하루에 한 명의 만남을 연결시켜준다. 여성과 남성회원의 비율이 1:1이라는 시스템적 측면 외에도 남녀의 인연을 이어준다는 ‘이음신’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텔링적 요소가 매칭의 재미를 더한다. 하루에 한 명의 만남을 연결, 24시간 안에 선택해야하는 긴장감도 있다. 또 이음에서는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을 ‘이음신국 입국’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음의 블로그는 ‘이음신 캐비닛’이고 이음신국에 입국하면 말투도 ‘음’체를 써야 한다. 이를테면 모든 말투의 끝에 ‘음’을 붙여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냈음’이라고 말하는 식이다.
 
-이음에서의 연애 시작은.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사진과 함께 좋아하는 취미, 선호하는 이상형을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아무나 가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가입 시 성격·캐릭터, 취미, 좋아하는 것 등의 키워드를 진지하고 소신껏 작성해야만 이음에 입국허가를 받을 수 있다. 진입장벽이 높다. 이력서를 쓰는 수준이다. 일종의 물관리다. 하지만 여느 업체처럼 스펙에 따른 등급이 매겨지는 건 아니다. 가입자 중엔 백수도 많다. 원한다면 학교나 직장 등의 내용을 입력하지 않아도 좋다. 허가가 떨어지면 오후 12시30분 오늘의 ‘운명의 상대’가 도착한다. 허용된 시간은 24시간. 그 안에 이 이성을 만나기로 결정(OK)하면 그리고 상대방도 원한다면 서로의 연락처가 공개된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혹 상대방이 거절할 경우) 내일을 기약하면 된다.
 
-회원들의 연령대는.
▲여성의 경우 22~27세가 많다. 남성의 경우 고학력자, 고스펙자의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스마트폰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 입소문을 통해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 터라 어느 대기업에서 수십명씩 한꺼번에 가입을 신청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재밌는 커플들도 나왔나.
▲아직 오픈한지 5개월 정도여서 커플이 된 후에 남길 수 있는 후기나 게시판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가끔 감사 메일이나 지인들을 통해 소식을 듣는 경우가 있다. 커플이 된 경우도 있고 연인은 아니지만 미술을 좋아하는 공통의 취미로 미술 전시가 열리면 같이 가거나 조언을 구하는 멘토가 됐다는 회원이 있는가 하면 동생의 과외선생이 되어준 케이스도 있다. 연애 매칭을 넘어 인맥이나 멘토의 개념으로까지 확대된 형태다.
 
-수익은 어떻게 생기나.
▲이 부분을 많이 궁금해 한다. (웃음) 인연을 연결지어줄 때 발생된다. 하루에 한 명씩 2주(14일) 동안 14명과 소개팅을 선물하는 2주 이음 OK권은 9900원, 30일 1만4900원 등 정기권, 쿠폰의 개념으로 나눠 인연을 매칭시켜 주고 있다.
 
kmk@ieve.kr /osenlife@osen.co.kr
<사진> 핑퐁 같다. 톡톡 어디로 튈지 모르는 풋내기 벤처인 박희은 이음소시어스 대표는 온라인 소셜데이팅 서비스 ‘이음’을 창업한지 5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한 순간에 스타가 됐다. 지난달 제11회 여성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탄 덕분이다. 회원수도 4만명을 넘어섰다. 이음신이라는 이름으로 오늘도 남녀의 색다른 인연을 이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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