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시안게임 투수들 중에서 윤석민의 공이 가장 좋았다".
2010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우승으로 이끈 윤석민(24, KIA 타이거즈)이 현지에서 경기를 직접 지켜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로부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프로야구(MLB) 아메리칸리그 모구단 스카우트는 22일 OSEN과 전화통화에서 "류현진이 첫 경기와 결승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호투했지만 가장 좋은 공을 뿌린 투수 한 명을 꼽으라면 윤석민이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투구에 대해 묻자 "이번엔 윤석민이 더 잘 던졌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윤석민은 지난 19일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 대만전에서 최고 피칭을 펼쳤다. 선발 류현진에 이어 5회부터 구원으로 나온 윤석민은 5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대만 타선을 꽁꽁 틀어막으며 결승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탈삼진 7개는 윤석민의 국제대회 한 경기 개인 최다기록. 19타자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17차례나 잡아낼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모든 공에 자신감이 넘쳤다. 68개의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무려 50개가 이를 증명한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스카우트도 "직구 최고 구속이 94마일(151km)까지 나왔고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도 적절하게 섞어 던졌다"고 말한 뒤 "특히 슬라이더는 매우 뛰어났다(Outstanding)"고 박수를 보냈다. 그러면서 그는 "88마일(141km)까지 나온 슬라이더는 구종 평가 항목 중에서도 플러스 피치"라며 최고점에서 플러스 점수까지 줬다.
이날 윤석민이 함박웃음을 짓기까지 올 시즌 그에게는 참 많은 시련과 눈물이 있었다. 그러나 윤석민은 결승전에서 그간의 스트레스를 모두 씻어내는 완벽투로 마지막에 웃었다. 윤석민 역시 21일 귀국 인터뷰에서 "시즌 중 안 좋은 일들이 많았는데 마무리를 잘 해서 기분이 좋다"며 "이대로 잘 준비해서 내년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다짐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윤석민의 투구를 처음 본 건 절대 아니다. 그는 2008베이징올림픽과 2009WBC에서도 윤석민의 활약을 똑똑히 지켜봤다. 윤석민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5경기 모두 구원 등판해 2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2.35로 활약했다. 2009년 WBC 준결승에서는 메이저리거 강타자들이 즐비한 베네수엘라를 맞아 6⅓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두는 놀라운 피칭으로 이미 메이저리그 모든 구단이 아는 한국의 우완투수가 됐다.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마운드 위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윤석민의 늠름함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벌써부터 언제 FA가 되냐고 매번 물을 정도로 유명인사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팀에서 오면 당장 3선발이다"며 극찬한 뒤 "이 때문에 내 소속팀 이름은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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