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안방은 아이돌 천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수 데뷔한 아이돌들이 예능프로를 장악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올해는 각종 드라마에 주조연으로 참여하며 배우들만의 리그로 여겨졌던 드라마에도 속속 진출했다.
특히 가수 출신 연기자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에 배우로서 안착하기가 쉽지 않았던 안방극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사례들이 늘면서 아이돌 캐스팅에 붐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가수들이 연기에 도전하는 사례는 꾸준히 있어 왔다. 웬만한 아이돌 가수들은 영화와 드라마에 도전,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려는 노력을 이어왔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수로서 얻은 인기만 믿고 한 드라마의 주연으로 바로 발탁되는 경우가 많았고, 그들의 '발연기'는 곧 구설수에 오르며 작품 자체를 외면하게 만드는 상황까지 전개됐던 것.
하지만 최근에 가수로 데뷔하는 아이돌들의 경우 연습생 시절부터 배우로서의 진출을 염두에 두고 음악과 연기를 병행해 준비하는 실력파들이 늘고 있다.
또한 처음부터 드라마의 주연을 맡기보다 조연으로 시작, 차근차근 연기력을 쌓아가려는 영리한 전략을 선택해 배우로서의 성공률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무모한 도전보다 전략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그만큼 연기자로 성공적인 출발을 하는 사례도 늘어나게 됐다. 영화 '포화속으로'에서 호연을 보여준 탑이나, 대사는 적었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준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의 택연, 첫 작품부터 주연을 맡아 우려의 소리가 높았지만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며 호평 받았던 '성균관 스캔들'의 박유천 등 올해는 성공적인 연기 도전을 치룬 아이돌들이 많았다.
이에 따라 아이돌들의 연기 도전이 하나의 '붐'이 되고 있다. 특히 신구 연기자들이 대거 등장하는 가족극에는 항상 '누구누구의 딸' 이나 '아들'로 아이돌 스타들이 꼭 한명씩 ‘끼는’ 상황이라 가요, 예능, 드라마까지 안방은 아이돌 천하가 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드라마까지 진출한 아이돌들 때문에 신인배우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들린다. 명성이나 인기가 아닌 실력으로 자신의 배역을 따내는 아이돌들이 늘어나 이런 볼멘소리를 잠재우고 안방극장의 새로운 활력이 되길 기대해본다.
bonb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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