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막을 올린 섹시 코미디 ‘페스티발’이 박스오피스 톱4에 오르며 흥행 가도에 들어섰다. 신하균과 엄지원,류승범, 성동일, 오달수, 심혜진, 백진희 등 연기파 스타들이 총출동한 작품답게 빠른 입소문에 힘입어 시간이 흐를수록 관객수가 증가하는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전작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성적 소수자를 독특하게 다뤘던 이해영 감독과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만남이란 점에서 이번 영화는 기대감을 갖기 충분했다. 섹시 코미디라는 장르를 표방한 만큼 여배우들의 노출 여부와 그 수위가 얼마나 될 지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기도 했다.

같은 장르로 흥행에 성공했던 ‘색즉시공’이 하지원, 진재영의 파격 정사신으로 관객을 몰입시켰던 것처럼 엄지원과 백진희 역시 섹시한 자태와 톡톡 튀는 야한 대사들로 영화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페스티발’은 무척 야하지만 또 야하지 않은 독특한 느낌의 작품으로도 관객들의 인정을 받는 중이다.
배우들의 노출 연기나 정사신도 눈길을 끌지만 이 영화 속 성적 수위는 그 묘사와 풍자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영화 내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높은 수위의 대사와 상황 설정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여고생이 좋아하는 남성과 하룻밤을 보내겠다며 당돌한 발언과 행동을 서슴지 않고, 얌전한 줄 알았던 한복집 여주인은 몸에 딱 맞는 가죽 의상을 입은 채 거리를 활보한다. 평범한 남자 선생님 역시 여성 속옷에 집착을 보일뿐더러 이를 입고 다니기까지 한다. 파격 누드는 없지만 영화 자체가 파격인 셈이다.
이처럼 ‘페스티발’은 ‘벗지 않아도 야할 수 있다’는 명제를 아이러니하지 않게 잘 표현해냈다. 이와 동시에 웃지 않고는 못 배길 만 한 코믹한 신들을 연달아 선보여 관객의 배꼽을 노렸다.
그런가 하면 현실 세계와의 묘한 연결성도 눈길을 끄는 대목. 마조히즘 취향의 홀아비 기봉(성동일)이 ‘SM’을 언급하자 순심(심혜진)은 인터넷을 활용, 관련 정보를 검색하지만 원래 뜻 대신 SM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내용만 검색된다. 마초맨 장배(신하균)가 술에 취해 ‘바지를 내리겠다’ 위협하는 부분은 가수 나훈아 씨의 이른바 ‘바지 사건’을 연상케 한다.
무엇보다 감독의 독특한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이 영화의 매력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전작에 이어 이해영 감독은 성적 소수자들을 그만의 방식으로 그려냈고 신하균, 엄지원, 심혜진, 성동일, 류승범, 백진희, 오달수 등이 각각 사연 있는 캐릭터를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특히 신하균의 경우 대본에도 없던 뒤태 누드신을 즉석에서 소화해 내 감독의 칭찬을 들었다.
점잖기로 소문난 동네 이웃들의 야릇하고 코믹한 밤 사정을 다뤘다는 ‘페스티발’. 성적 취향은 누구에나 있기 마련이고 그런 만큼 다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rosec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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