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한 중요한 게 있었다.
경찰청 외야수 연경흠(27)은 올해 입대 첫 해부터 주장을 맡으며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96경기에 출장해 297타수 77안타로 타율은 2할5푼9리로 다소 낮았지만, 경찰청에서 가장 많은 13홈런과 두 번째로 많은 62타점으로 중심타자 역할을 잘 소화했다. 놀라운 건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닌 가운데에서 올린 성적이라는 점이다.
연경흠은 시즌을 마친 후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현재 재활 과정을 거치고 있다. 경찰청 선수단은 제주도로 전지훈련을 갔지만, 연경흠은 병가를 내고 재활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곧 경찰청 선수단이 복귀하면 팀에 합류할 계획이다.

연경흠은 "예전부터 안고 있었던 부상"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입대 전부터 통증이 있었는데 입대 후 통증이 점점 더 악화되어 갔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경흠은 수술 대신 경기 출장을 강행했다. 군입대 기간인 만큼 빨리 수술을 하고 재활하는 것이 좋을 수 있었으나 연경흠의 생각은 달랐다.
그에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의였다. "나를 받아준 곳인데 입대하자마자 곧바로 수술하고 쉬어버리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부상이 있었지만 경기에 나가겠다는 마음 뿐이었다. 군대를 부상선수가 재활하는 곳으로 비쳐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연경흠의 생각이다. 그는 "유승안 감독님 등 경찰청 분들께서 잘 해주신다. 그에 보답하고 싶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부상 투혼 때문에 내년 시즌 출발은 다소 늦어질지 모른다. 하지만 연경흠은 후회하지 않았다. 오히려 먼 미래를 내다봤다. 연경흠은 "야구는 어디에서 해도 똑같다. 되돌아 보면 1년간 시간은 빨리 지나간 것 같다. 남은 1년도 잘 지나가지 않겠나"며 웃어보였다. 내년 10월 8일이 그의 전역일. 아직 까마득하지만 연경흠은 경찰청 후임으로 입단하게 될 한화 팀 후배 정현석을 바라보며 위안삼고 있다. 연경흠은 "(정)현석이가 나를 볼 때마다 충성하고 경례한다. 귀여워 죽겠다"며 '아버지 군번'임을 자처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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