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의 결승 진출이 눈앞에서 물거품이 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이 23일 저녁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준결승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경기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0-1로 패했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연장전까지 승부가 이어질 것을 예측했던 것처럼 경기를 운영했다. 일찌감치 교체 카드 2장을 활용하면서 변화를 꾀했던 UAE와 달리 후반 22분 조영철 대신 서정진을 투입한 것이 전부였다.

물론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후반 막판에는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연장전에 돌입한 이후에는 오히려 UAE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연장 전반 3분 홍철을 빼고 김민우를 투입한 효과였다. 비록 골 결정력에 아쉬움이 있었을 뿐 공격의 빈도(슈팅 24-9)는 일방적으로 앞섰다.
그러나 마지막 교체 카드는 아쉬움을 남겼다. 홍명보 감독은 승부차기를 대비한다는 계산 아래 골키퍼를 김승규에서 이범영으로 바꿨다. 의도는 좋았다. 하지만 결과가 나빴다.
이범영은 연장 후반 추가시간이 주어질 무렵 파이팅을 외치면서 경기에 나섰지만 몸도 채 풀리지 않은 상태서 종료 직전 알아브리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더구나 이범영을 투입한 의도도 객관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웠다. 이범영이 신체 조건도 좋고 능력 있는 골키퍼인 것은 사실이지만 승부차기에서 뛰어난 선수는 오히려 김승규였기 때문이다.
김승규는 소속팀 울산 현대에서 페널티킥 전문일 뿐만 아니라 지난 2008년 파리아스 매직을 막아낸 인물이기도 하다. 차라리 종료 직전 이범영을 투입하는 것보다는 끝내 벤치를 지킨 지동원이나 윤빛가람을 보다 이른 시간에 출전시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낳았다.
stylelomoo@osen.co.kr
<사진> 경기 종료 직전 골키퍼 김승규가 이범영과 교체되는 장면(위) / 광저우=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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