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단 한 가지였다. 바로 금메달. 추신수(28,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박주영(25, AS 모나코)이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가장 큰 이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 대표팀은 지난 23일 저녁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서 열린 UAE와 준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연장 후반 추가 시간 종료를 불과 몇 초 남기고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해 24년 만의 금메달 탈환의 꿈을 접어야 했다.
경기가 끝난 후 대부분의 한국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그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그 무엇보다도 심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병역 문제에 대한 압박감이 심했다"며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이 느낌 심리적 부담에 대해 설명했다.

사실 축구대표팀의 모든 선수들은 매 경기마다 필승의 각오로 경기에 임했다. 그들이 이번 아시안게임에 참여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누가 뭐래도 병역 해결이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게 되면 병역 면제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
운동 선수들이 합벅적으로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서는 올림픽 3위 내 입상 혹은 아시안게임 1위의 성적이 필요하다. 축구에서 사실상 올림픽 3위는 힘들지만 아시안게임 1위는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것이었다.
이에 박주영도 프랑스리그가 한창 시즌 중이지만 직접 구단 설득해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다.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추신수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국가대표가 될 기회가 있었지만, 메이저리그가 시즌 중이었기 때문에 구단과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차출 불허로 그는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었다.
2년 전 동료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는 것을 지켜본 추신수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벼르고 있었다. 이에 추신수는 아시안게임 5경기서 5할 7푼 1리(14타수 8안타) 3홈런 11타점 8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금메달을 자랑스럽게 목에 걸었다.
추신수가 병역 문제를 해결하면서 얻게 된 가장 큰 수확은 일단 연봉의 급상승. 올 시즌 종료 후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획득한 추신수는 이제 아무런 문제 없이 고연봉 다년 계약을 맺을 수 있게 됐다. 시한폭탄과 같던 군입대 걱정이 사라진 덕분이었다.
반면 박주영은 당장 구단으로 돌아가는 것부터 걱정스럽다. 당초 박주영의 소속팀 AS 모나코는 박주영의 아시안게임 참가를 불허했다. 그러나 박주영이 직접 나서 구단측과 감독을 설득한 끝에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었다. 그들을 설득시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군 문제 해결로 인한 자신의 가치 급등이었다.
그러나 이제 박주영은 '군 문제'라는 시한 폭탄을 떠안게 됐다. 상무 입대 시한은 3년, 경찰청은 5년의 시간이 남아 있다. 아직 2012년 올림픽과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 한 번씩의 기회가 남기는 했지만 그 때도 금메달을 따리라는 보장은 없다.
두 선수 모두 외국에서 맹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한국을 대표하는 해외파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얻어가는 것은 극과 극이다. 그렇지만 이번 대회서 실망감이 박주영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면 한다. 아직 박주영은 한창 시즌 중이기 때문.
아직 기회는 남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한다면 반드시 기회가 다시 올 것이라는 신념이 필요하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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