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포커스]'여전히 중동에 약한' 한국 축구, 3~4위전도 중요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11.24 08: 08

"중동을 잘 넘어야 할 텐데요. 아무래도 중동이 걱정입니다".
지난 달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이 일본 오키나와로 떠나기 직전 박경훈 제주 감독이 꺼낸 얘기다.
박경훈 감독이 '중동'을 언급했던 까닭은 역시 그 자신이 현역에서 뛰던 시절에도 중동을 넘어서는 것이 아시아 정상 등극의 가장 큰 변수였기 때문이다.

지난 1986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박경훈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수차례 중동을 경계할 것을 강조했다.
그럴 만했다. 실제로 한국 축구는 고비마다 중동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 아시안게임만 봐도 그랬다.
가까운 예로 한국은 2002 부산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는 이란과 승부차기 끝에 눈물을 흘렸고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때는 준결승에서 이라크에 졌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난적 사우디아라비아가 불참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건만 결국 새로운 다크호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패배의 쓴 맛을 봤다. 이 정도면 중동은 악몽에 가깝다.
한국이 중동에 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박경훈 감독은 유럽의 체구와 세련된 기술의 조화를 들었다. 동아시아 축구 또한 잘 알고 있어 허점을 잘 보이지 않는 것도 그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홍명보 감독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듯 "중동을 넘어야 금메달이 가능합니다. 그 부분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마쳤다"고 밝혀왔지만 그 결과는 크게 다르지 못했다.
문제는 이런 패배가 반복될 경우 선수들에게 중동에 대한 두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데 있다. 처음에는 가벼운 부담감이 될 수 있지만 고비마다 패배할 경우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오는 25일 이란과 3, 4위전이 중요해진다. 4년 전 도하에서 우리는 준결승서 이라크에 진 데 이어 3, 4위전에서도 이란에 패한 기억이 있다. 이제는 그 기억을 던져 버릴 때다.
stylelomo@osen.co.kr
<사진> 광저우=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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