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위해 할 것 다하고 수술해 기쁘다".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국가대표팀 주전 안방마님 박경완(38, SK)이 뿌듯한 마음으로 수술대에 오른다.
박경완은 오는 26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오른쪽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는다. 작년 6월 왼쪽 아킬레스건 파열로 수술과 재활을 거친 지 1년만이다. 당초 예정은 시즌 후였다. 하지만 광저우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미뤄졌다. 따라서 내년 복귀도 장담할 수 없을 만큼 늦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23일 SK 마무리 캠프가 차려져 있는 일본 고치로 출발한 김강민(28, SK)에 따르면 박경완은 그 어느 때보다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박경완은 지난 19일 대만과의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 선발 포수로 나와 9-3 완승을 이끌었다. 끝까지 마스크를 쓴 것은 물론 공격에서도 결승타로 물꼬를 터 5전전승을 거둔 대표팀의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다.
경기 직후 박경완은 "할 것은 다 하고 수술을 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부담이 있었지만 후배들의 병역 면제에 기여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박경완은 올해 내내 절룩거렸다. 양쪽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제대로 걸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최고 포수로 길러준 스승 조범현 감독의 대표팀 호출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박경완은 "조범현 감독이 아니었다면 대표팀을 고사했을지 모른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대표팀의 최연장자로서 11명 후배들의 병역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도 있었다. SK만 봐도 3명(최정, 김강민, 송은범)이었고 나머지 역시 미래 한국야구를 이끌 대들보였다. 게다가 후배들의 병역 혜택을 해결하지 못한 채 수술대에 오른다면 대표팀 참가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믿었다.
룸메이트 이상으로 박경완을 깍듯하게 '모시는' 김강민은 "박경완 선배도 우승 직후 울 것처럼 눈물이 글썽거렸다. 감격스러우면서도 복잡한 감정에 기뻤던 것 같았다"면서 "경완 선배가 수술하면 병원에서 같이 있으면서 말벗도 되고 수발도 들 생각이었다. 내게 없을 수도 있었던 앞으로 2~3년을 찾아주신 분인데 그 정도는 해야 한다. 그런데 캠프로 가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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