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많이 보완해서 돌아오겠습니다".
또다른 시작을 위해 담금질에 나선다. 올 시즌을 끝으로 경찰청 입대가 확정된 '민뱅' 민병헌(23. 두산 베어스)이 2년 간의 군 복무를 앞두고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 백업 외야수로 64경기에 나서 2할8푼6리 4타점 11도루를 기록한 민병헌은 지난 23일 경찰청 야구단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팀에서는 민병헌이 군 입대를 미뤄주길 바랐으나 꾸준한 출장기회를 통해 더 나은 훗날을 꿈꿨던 것이 민병헌의 생각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감독실 뎁스 테이블에서 민병헌의 이름을 군 보류 선수 명단으로 옮기며 "미래의 3번 타자로 키워볼까 했었는데"라며 아쉬워하기도. 3번 타자까지 테이블 세터 요원 활용을 노리는 것이 김 감독의 책략이었으나 민병헌은 당장보다 앞으로의 더 큰 발전을 노렸다.
프로 5시즌 동안 민병헌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2년 차이던 2007시즌에는 일약 주전 우익수로 발탁되어 119경기 2할4푼4리 3홈런 31타점 30도루를 기록하며 이종욱-고영민과 함께 '육상부 3총사'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이듬해에는 컨디션 난조 및 두 번의 손 골절로 인해 단 한 개의 타점도 올리지 못하고 시즌을 마치는 비운을 맛보았다.
지난 시즌에는 주전 중견수 이종욱의 턱 관절 골절상 공백을 정수빈과 함께 메우며 115경기 2할5푼7리 5홈런 28타점 18도루로 활약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이성렬과 임재철에게 자리를 내주며 또다시 백업 외야수로 1,2군을 오갔다. "더 배워야 하니까요"라는 민병헌의 이야기가 이어졌지만 출장 기회가 줄어든 데 대한 선수의 아쉬움이 없을리는 만무하다.
"팀에서는 제가 내년에도 뛰어주길 바랐습니다. 그런데 저도 병역 의무를 더 미루면 힘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년 동안 많이 배워야지요".
유승안 경찰청 감독은 2007년 말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상비군을 지도하면서 민병헌에게 많은 애정을 쏟았던 지도자다. 게다가 최근 경찰청을 제대한 뒤 팀의 주전으로 우뚝 선 최형우(삼성)와 민병헌의 입단 동기이자 올 시즌 신인왕인 양의지(두산) 등 타자 성공 전례도 있다. 민병헌도 그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2년 동안 타격을 중점적으로 배우려구요. 오는 12월 30일 입소 전까지 몸도 잘 추스르는 것도 우선이고. 돌아와서 정말 잘 치는 민병헌이 되고 싶습니다".
farinell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