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포커스]男배구, 석진욱의 부상이 부른 한일전 패배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11.24 21: 58

"서둘지마! 아 죽겠네. 코치님 저 뛰어도 되요?".
최고참 석진욱(34)의 얼굴에는 애처로움이 가득했다. 결승전의 길목에서 만난 한일전, 그 중요한 순간에 부상을 입은 탓이다.
석진욱은 24일 저녁 중국 광저우 광야오체육관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배구 남자 준결승전 일본과 경기 4세트 12-11로 앞선 상황에서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이날 석진욱은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일본의 강한 서브 리시브를 책임졌을 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그리고 석진욱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은 1, 2세트를 모두 이길 수 있었다.
일본의 3단 블로킹에 공격이 흔들리면서 3세트를 내줬지만 한국은 4세트에서도 10-6으로 앞서는 등 한일전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앞서 여자배구 대표팀이 일본을 3-0으로 이겼기에 동반 승리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석진욱의 부상이 모든 상황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마땅히 서브 리시브를 책임질 수 있는 선수가 사라지면서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시미즈 쿠미히로의 강타에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보다 속이 타는 것은 석진욱 본인. 코트 밖에서 치료를 받던 석진욱은 동료들을 향해 "서둘지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대회가 마지막일 수도 있는 석진욱은 "아 죽겠네. 코치님 저 뛰어도 되요?"라고 말했지만 절뚝거리는 그를 출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 석진욱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 역전패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stylelomo@osen.co.kr
<사진> 광저우=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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