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복병 필리핀을 넘어 난적 일본과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났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농구대표팀이 25일 오후 2시 15분부터 인터내셔널 스포츠아레나에서 일본과 준결승전을 치른다. 지난 24일 필리핀과 8강전에서 74-68로 쉽지 않게 승리한 한국은 북한을 꺾고 준결승에 오른 일본과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일본도 만만치 않은 조직력을 과시하는 팀인 만큼 쉽지 않은 승부가 예고된다.
▲ 필리핀전서 나타난 과제

한국은 필리핀전에서 의외로 고전했다. 가드 조셉 에반스 카시오의 개인기와 센터 파울리아시 타울라바의 골밑 공격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1쿼터 이후 줄곧 리드를 잡았지만 좀처럼 두 자릿수 점수차로 벌리지 못하며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경기가 됐다.
카시오는 12점 4어시스트로 활약했고, 타울라바는 23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38살의 노장 타울라바는 골밑에서 힘과 피벗플레이를 바탕으로 김주성 이승준 오세근 등 한국의 골밑 자원들을 제압했다. 물론 오세근(19점) 이승준(13점) 김주성(10점)도 공격에서는 맞대응했다.
필리핀전을 통해 나타난 가장 큰 문제점은 원활하지 못한 공격이었다. 포인트가드 양동근은 중거리슛을 바탕으로 9점을 올렸지만 볼 배급이 시원치 않았다. 김주성과 이승준이 외곽으로 나와 3점슛을 던져야 할 정도로 골밑으로 볼 투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경기 운영이 빡빡했다. 속공도 전무했다. 수적으로 우세한 아웃넘버 상황에서도 매끄럽게 마무리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외곽포가 터져준 것도 아니었다. 3점슛을 18개를 던져 6개를 넣는 데 그쳤다. 그나마 주장 김성철이 50%의 확률로 3점슛 3개를 넣은 게 다행이었다.
▲ 일본전도 방심은 금물

필리핀전에서 한국은 100% 전력을 가동하지 않은 인상이었다. 이번 대회 내내 한국만의 장기였던 강력한 올코트 프레스와 하프코트 압박 및 협력 수비가 필리핀전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11일간 무려 8경기를 치러야 하는 강행군을 치르고 있는 만큼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8강전을 시작으로 준결승전-결승전으로 3일 연속 이어지는 일정도 부담스럽다. 한국으로서는 어디까지나 8년 만의 금메달을 목표로 중국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결승전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그러나 준결승에서 만나게 된 일본은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될 난적이다.
이란을 꺾는 등 F조에서 4승1패로 조 1위를 차지한 일본은 8강전에서도 북한을 92-75로 완파했다. NBA 출신 가드 다부세 유타가 평균 9.0점 3.6리바운드 2.6어시스트로 팀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외곽슛이 좋은 가드 이시자키 다쿠미가 평균 11.6점으로 팀 내 최다득점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쌍둥이형제 센터' 다케우치 고스케와 다케우치 조지도 경계 대상. 두 선수 모두 205cm 신장으로 일본 골밑을 책임지고 있다. 외국인 감독 토마스 위스맨이 지휘봉을 잡은 후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한국은 지난해 일본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6월 열린 동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68-58로 승리했고, 8월에는 아시아선수권대회 예선에서 95-74로 대파했다.
그러나 일본이 상승세라는 점에서 어떤 승부가 될지 예측할 수 없다. 한국으로서는 다음날 이어질 결승전을 고려하면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승리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8강전에서 카타르에 접전 끝에 71-66으로 5점차 신승을 거둔 중국도 이날 오후 4시30분 이란과 준결승을 벌인다. 과연 한국이 일본을 넘어 결승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되는 한판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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