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심우연, 2014년에는 월드컵 나갈 수 있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0.11.25 07: 44

"심우연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 지난 24일 오후 7시 전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성남 일화와 쏘나타 K리그 2010 챔피언십 준PO에서 전반 22분에 터진 조성환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 승리를 거뒀다.
성남에 승리를 거둔 전북은 3년 연속 PO(6강PO부터 챔피언결정전까지 포함)에서 성남의 리그 우승 꿈을 좌절시키며, 리그 2연패를 위한 시동을 제대로 걸었다.

경기 후 만난 최강희 감독은 이날 승리 수훈 선수 중 한 명으로 심우연(25, 196cm)을 뽑았다. 이날 심우연은 조성환과 함께 전북의 중앙 수비를 맡아 상대 주포 라돈치치를 완벽하게 막아내며 무실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심우연의 원래 포지션은 최전방 공격수. 그러나 지난 7월부터 심우연은 전북의 중앙 수비로 뛰고 있다. 7월과 8월까지만 해도 공격과 수비를 오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제는 완벽한 수비수로 다시 태어났다.
기껏해야 5개월 가량 수비수로 뛴 심우연은 어느새 전북의 주전 중앙 수비가 됐다. 결코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버린 것. 심우연은 후반기부터 중앙 수비로 뛰었음에도 베스트 11에만 7차례 선정되며 타고난 중앙 수비수임을 증명했다.
사실 심우연은 중앙 수비수로 뛰기를 싫어했다. 심우연은 본래 포지션인 공격수로 뛰고 싶어했지만, 이동국이 건실하게 버티고 있는 최전방 공격수 자리는 넘을 수 없는 벽과 마찬가지였다.
때마침 전북의 수비진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나가떨어지며 장신 수비수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했다. 결국 고육지책으로 심우연은 잠시 중앙 수비 자리를 맡기로 했다. 솔직히 심우연의 중앙 수비수 전환의 성공 가능성은 50%도 안됐다. 그러나 심우연은 갑작스레 투입된 데뷔전에서 자신의 수비수로서의 능력을 널리 알렸다.
심우연은 장신에서 나오는 헤딩 능력과 탄탄한 몸에서 나오는 몸싸움은 그 어떤 선수보다 좋다. 성남과 경기서도 라돈치치는 심우연과 경합에서 제대로 이겨내질 못하며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심우연이 전북의 중앙 수비를 맡은 이후 공중볼 싸움 만큼은 그 어느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심우연이 그다지 높게 뛰지 않아도 왠만한 장신 공격수들보다 먼저 공을 따냈다. 또한 세트피스시에 심우연의 전방 투입은 위력적이었다.
제자의 포지션 변경 성공에 감격해서일까? 최강희 감독의 심우연에 대한 칭찬은 대단했다. 최 감독은 "이 정도의 성장세면 2014년에는 월드컵에 충분히 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극찬했다. K리그 최장신을 자랑하는 그의 높이는 외국 선수들에게 통할 만큼 충분하기 때문.
게다가 아직 경험이 부족하지만 본능적으로 나오는 수비 능력은 그 어떤 이가 봐도 일품이었다. 심우연의 이런 능력은 단순히 말이 아니라 기록에서도 나온다. 심우연이 수비수로 투입된 것이 후반기부터임에도 심우연은 후반기에만 수비수로서 베스트 일레븐에 7차례 선정된 바 있다.
나이가 많다고는 하지만 이제 겨우 25살을 넘어가고 있다. 많은 이들이 그 나이면 발전은 더 이상 없을 거라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심우연은 단 5개월 만에 리그 정상급 수비수로 성장했다. 이제 그에게 필요한 것은 경험. 능력은 충분하지만 아직 경험은 많이 부족하다. 앞으로 남은 시간을 수비수로서 경험을 쌓는다면, 최강희 감독의 말처럼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수비수로서 출전하는 것도 큰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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