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일찌감치 외국인 타자를 영입, 내년 시즌을 대비하고 나섰다.
넥센은 25일 외국인 외야수 코리 알드리지(31)를 총 25만 달러(계약금 3만달러, 연봉 22만 달러)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건장한 체격(186cm, 102kg)의 외야수 알드리지는 지난 1997년 4라운드(전체 142번째)로 애틀랜타에 입단했으며 우투좌타의 중장거리형 타자로 알려져 있다.
메이저리그 경험은 미천하다. 하지만 통산 14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 뛰며 다양한 경험을 했다. 최근 2년간 성적에서도 알 수 있듯 안정된 타격을 하고 있다. "강하다. 장타력을 지녔으면서도 빨라 전도유망하다"는 2001년 평가가 이제서야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는 느낌이다.

알드리지는 작년 캔자스시티 산하 트리플A팀인 오마하에서 98경기 동안 22홈런에 3할1푼6리의 타율(OPS .942)을 기록했다. 올해 LA 에인절스 산하 솔트레이크에서는 83경기에 나가 13홈런 포함 3할1푼8리의 타율(OPS .923)을 찍었다.
▲외야 경쟁
넥센이 우선 알드리지 영입으로 바라는 것은 외야 경쟁이다. 알드리지는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발도 빨라 수비 범위가 넓다.
올해 선수 기용으로 보면 알드리지는 유한준, 장기영과 함께 외야 한 자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덕 클락의 역할이다. 이럴 경우 베테랑 송지만은 외야 백업 혹은 지명타자로 쓸 수 있다.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여기에 신인 고종욱을 비롯해 기존의 조재호, 정수성 등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길 바라고 있다.
▲공격력 업그레이드
넥센은 올해 팀타율이 2할6푼2리였다. 한화(.244)와 KIA(.260)에 이어 뒤에서 세 번째였다. 한화가 리빌딩 중이었고 KIA가 3위의 팀평균자책점(4.39)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 세부적으로는 장타율(.374)과 출루율(.340)이 나란히 7위였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 홈런이 많이 나오는 목동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면서도 펜스를 넘기는 타구는 87개(8위)에 불과했다. 타점 생산 능력도 7위(539점)로 형편없었다. 중심을 잡아줄 4번타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송지만, 강정호, 클락, 유한준 등이 4번 자리를 맡았지만 파괴력에서 떨어졌다.
이 공백을 알드리지가 메워주길 바라고 있다. 기록을 살펴보면 알드리지 역시 장거리형 타자라기보다는 클락처럼 중장거리형에 가깝다. 그러나 신체조건이나 파괴력, 타점 생산에서는 한국 투수들에게 적응할 경우 클락을 앞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홈런 생산률이 클락의 두 배에 달한다.
넥센 측도 알드리지에 대해 "한 시즌에 꾸준하게 두자리수 홈런을 칠 수 있는 장타력을 갖췄다"고 설명하고 있다.
▲팀 위한 플레이
마지막은 팀플레이다. 알드리지는 아시아 야구 경험이 처음이다. 최향남과 대결한 경험이 있지만 한국, 일본, 대만 등을 경험한 동료들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것이 다였다. 모든 외국인 선수가 그렇듯 간접 경험을 토대로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대신 14시즌 동안 루키리그부터 메이저리그, 애틀랜타부터 LA 에인절스까지 상하좌우로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점이 넥센의 매력을 끌었다. 이는 알드리지가 그만큼 팀 융화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으리라 판단한 부분이기도 하다. 클락이 내부적으로 팀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 부분도 많이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넥센의 약점 중 하나인 주루플레이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드리지는 도루를 많이 시도하지 않지만 주루 센스가 탁월하다는 평가다. 알드리지를 통해 주루에서의 학습에 의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알드리지를 통해 많은 변화를 기대하고 있는 넥센이다. 문제는 알드리지의 기량에 달려 있다. 제대로 한국 리그에 연착륙 한다면 한화 데이비스 정도의 성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 보고 있다.
letmeout@osen.co.kr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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