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전반이 아이돌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지만, 영화계와 가요계의 온도차는 그래도 큰 편이다.
영화계를 이끌어가는 이들은 여전히 '아저씨'들이다. 원빈의 '아저씨'가 600만명을 넘기는 폭풍 흥행을 기록하고, 주인공 원빈이 올 각종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을 휩쓸고 있다.


원빈은 사실 꽃미남 배우이지만, 극중 김새론이 앙증맞게 "아저씨~!"를 외치면서 '국민 아저씨'로 떠올랐다. 원빈 외에도 올 영화계에서는 여전히 '아저씨'들의 힘이 거셌다.
'의형제'의 송강호, '부당거래'의 황정민 등 톱배우들이 톡톡한 이름값을 했으며 '파괴된 사나이'의 김명민, '해결사'의 설경구도 원톱 주연으로 화려하게 스크린을 채웠다. 올 영화제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씬 송새벽도 청년과 아저씨의 중간지점 쯤에서 매력을 발산한 배우다. 12월 개봉하는 '황해' 역시 영화계 대표 아저씨 김윤석의 파워를 기대케하는 영화다.
그룹 빅뱅의 탑('포화속으로') 같은 아이돌의 성공적인 스크린 입성이 이뤄지기도 했지만, 아직 아이돌의 영화 시장은 드라마에 비해서도 현저히 작다. 스타성이 캐스팅의 주된 요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연기에 대한 신뢰와 검증받은 티켓파워가 있어야 하며 이에 따라 정확한 투자가 이뤄진다. 또 극장을 찾는 관객들은 여전히 검증받은 배우들에게 티켓료를 지불한다는 것도 큰 이유다.
반면 가요계는 상황이 다르다. 아저씨의 존재 자체가 희귀하게 느껴질 만큼 아이돌 천하였다. 2N1, 소녀시대, 샤이니, 2PM, 미쓰에이, 2AM 등 3개 기획사 아이돌 외에도 비스트, 유키스, 씨스타, 시크릿, 레인보우, 나인뮤지스 등 많은 아이돌들이 인기를 얻고 세력을 확장했다.
올 가요계에서 빛난 아저씨들을 꼽는다면 DJ DOC, 싸이 정도를 들 수 있다. 엠넷 '슈퍼스타K2'의 우승자 허각은 통상 일반적 의미의 아저씨는 아니지만, 한국 아저씨들의 꿈을 실현시켰다는 것에서 그에 상응하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아저씨들이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자체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옳다.
발라드 장르도, 심도 깊은 음악프로그램까지도 아이돌이 '침투' 해 비아이돌 가수의 입지가 위험할 정도라는 우려와 한숨이 드높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견가수의 부재란 문제가 크게 남는 가요계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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