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포커스] '日 지휘봉' 황경영이 본 6연패 좌절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1.25 17: 12

"득점을 해야 할 때 못 넣는 바람에 선수들이 당황한 듯 싶었다. 이후 수비에 치중하면서 시야가 좁아졌고 그로 인해 불리한 경기를 치렀다".
 
아시안게임 6연패를 노리던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준결승에서 일본에 일격을 당했다. 그리고 일본 지휘봉을 잡고 있는 감독은 바로 국내 핸드볼 스타일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한국인이었다.

 
한국는 25일 광저우 광공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일본과의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준결승에서 막판 추격전에도 불구 28-29 한 점차로 패했다. 이와 함께 지난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서부터 이어졌던 한국의 연속 금메달 획득 릴레이는 5에서 멈춰섰다.
 
자타공인 아시아 최강으로 평가받던 여자 핸드볼의 6연패를 저지한 사람은 바로 황경영 감독. 지난 2008년 9월부터 일본 실업팀 오므론 감독직에서 물러나 여자 핸드볼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황 감독은 1995년 한국체대를 지도하면서 남자 대표팀 코치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한국과 일본의 상대 전적은 2승 2패다. 2008년 12월 아시아선수권에서 10점 차로 패했던 일본은 지난해 한일 정기전에서 32-27 승리를 거둔 뒤 올해 재팬컵에서는 23-29로 패했다. 그리고 이번 아시안게임서 한 점 차 승리를 거두며 한국과  균형을 맞췄다.
 
경기 후 황 감독은 "내 나라와 경기를 치러 복잡한 마음이었다. 그래도 일단 내가 맡은 팀이 승리해 일단 기쁘다고 해두겠다"라며 "2년 간 준비해 온 것처럼 내년 올림픽 예선도 잘 준비해 2012년 런던 올림픽 참가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일본 여자 핸드볼의 올림픽 참가는 지난 1972년 뮌헨 올림픽이 마지막.
 
"아직 객관적 실력은 한국에 비해 부족하다. 다만 한국 핸드볼의 장점과 선수 개개인의 장점. 그리고 유럽 스타일의 패턴플레이를 접목해 강한 전력을 갖춘 팀으로 만들고자 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한 덕택에 이길 수 있었다".
 
뒤이어 황 감독에게 한국의 패인을 지적해달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한국이 개인적으로 어떤 전략을 택했는지 내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운을 뗀 황 감독은 한국의 패인을 조심스럽게 짚었다.
 
"경기하면서 느낀 점이라면 선수들이 득점해야 할 때 해결하지 못했다. 확실히 집중하고 던진 슛이 무위에 그치니 선수 스스로 당황한 기색도 역력했다. 그와 함께 리드를 내주면서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도 보였고. 수비에 치중하면 그만큼 공격을 풀어나가는 시야는 좁아진다. 그래서 한국이 불리한 경기를 펼쳤다".
 
그와 함께 황 감독은 한국의 핸드볼 스타일에 대해 "개인 플레이가 기본 패턴"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경기서 한국은 사이드윙과 피봇 플레이어를 이용한 패스 플레이보다 사이드백이 직접 돌파를 시도하는 공격을 자주 펼쳤다.
 
"한국의 장점은 개인 돌파와 속공 전개가 뛰어나다는 점이다. 다만 개인 플레이가 기본 패턴이라는 점은 약점으로 꼽을 수도 있겠다. 반면 유럽이나 일본은 크로스 플레이나 공간 이동을 통해 공격법을 찾으려한다".
 
한편 이날 황 감독은 공식 인터뷰 자리서 한국어 통역이 없어 스스로 한국어와 일본어로 똑같은 내용의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수고로움을 치르기도 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광저우=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