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포커스]홍명보호, 취약한 GK 강화가 선결 과제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11.25 18: 48

포기하지 않는 열정은 아름다웠다. 그러나 골키퍼의 잦은 실수는 축구 팬들을 절망하게 만들었다.
홍명보호가 25일 낮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남자 3, 4위전 이란과 경기에서 4-3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날 홍명보호는 상대의 공세에 순식간에 1-3으로 뒤진 상황에서도 박주영과 지동원의 놀라운 득점력을 무기로 승부를 뒤집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움은 분명했다. 바로 골키퍼 실책이었다. 홍명보호의 주전 골키퍼인 김승규는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상대의 슈팅을 번번이 놓치면서 고전을 자초했다.
이란의 전반 5분 선제골, 전반 48분 추가골, 후반 3분 3번째 골은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골키퍼라면 '선방'해야 하는 슈팅이었다.
물론 김승규의 기량이 수준 이하라는 뜻은 아니다. 김승규는 한국에서도 뛰어난 잠재력을 갖춘 골키퍼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그는 골키퍼에게 가장 중요한 실전 감각이 결여된 상황이다. 소속팀 사정으로 지난 9월 25일 부산전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니 당연했다.
돌이켜 보면 김승규의 이런 실전 감각 부재는 홍명보호의 지뢰나 마찬가지였다. 지난 7일 북한전의 0-1 패배도 사실 그의 실책이 발목을 잡은 결과였다. 당시 김승규는 박남철이 올린 프리킥을 골문을 비운 상황에서 걷어내지 못했고 수비수 또한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서 실점을 허용했다.
지금껏 홍명보호와 맞대결을 치렀던 강팀들의 사정을 고려하면 이런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23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0-1 패)이 특히 그렇다. 당시 UAE의 골키퍼인 후사니 알리 카셰이프는 홍명보호의 유효 슈팅 11개를 완벽히 막아냈다. 마흐디 알리 레다 UAE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골키퍼의 힘으로 이겼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도 "이번 대회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역시 골키퍼죠. 김승규와 이범영이 나쁜 골키퍼는 아니지만 이런 대회를 책임지기에는 부족했습니다"고 아쉬움을 드러낼 정도다.
홍명보 감독도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애초 홍명보 감독은 와일드카드로 국가대표 골키퍼 정성룡을 선발하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성룡은 소속팀의 사정으로 차출이 거부됐고 기존 체제를 끌고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불가피했다면 다른 방법이라도 찾았어야 했다. 최소한 내부 경쟁도 없는 현재의 모습은 아니었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대회 뿐만 아니라 2012 런던 올림픽에서도 지휘봉을 잡는다. 또한 홍명보 감독은 현 멤버로 도전을 천명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진정 올림픽의 성공을 바란다면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stylelomo@osen.co.kr
<사진> 김승규-이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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