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4번 중용', 김시진 감독의 선견지명?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0.11.26 07: 03

"최근 활약을 보지 않았냐. 충분히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지난 25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김시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강정호(23, 내야수)의 4번 기용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장타력 강화를 위해 강정호를 4번 타순에 파격 기용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23개의 아치를 쏘아 올린 강정호가 외국인 타자 클리프 브룸바의 거포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를 걸었다.
당시 김 감독은 "강정호는 해낼 것으로 믿는다. 정신적으로도 안정돼 있고 펀치력도 좋다"고 확신했다. 강정호 또한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아직 4번타자라기 보다는 4번째 타자라는 느낌"이라며 "정규 시즌에서도 계속 기용될지는 모르겠지만 또래 선수와 비교하면 좋은 기회가 일찍 찾아온 것이라 생각하고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우려와 기대를 함께 드러냈다.

그러나 강정호는 4번 타자에 대한 심리적 부담 속에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는 정규 시즌에서 4번 타자로 8경기에 출장, 타율 1할2푼9리(31타수 4안타)로 침묵했다. 김 감독은 '애제자' 강정호가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방망이가 안 맞을수록 더 당당하게 나서야 한다. 자꾸 방망이에 신경쓴다면 수비도 안된다"며 "강정호의 4번 기용은 올해보다 미래를 내다보고 기용하는 것"이라고 감싸 안았다.
타율 3할1리(449타수 135안타) 12홈런 58타점 60득점으로 정규 시즌을 마감한 강정호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타율 6할1푼5리(13타수 8안타) 3홈런 8타점 5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대만과의 결승전서 홈런 2개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5타점으로 금메달 획득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대표팀의 전천후 내야수로 발탁된 강정호는 광저우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김 감독은 "강정호가 대표팀 발탁 여부와 맞물려 4번 타자에 대한 부담을 느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 같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깜짝 스타로 급부상한 강정호가 화끈한 장타력을 앞세워 내년 시즌 넥센의 4번 타자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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