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에서 또 하나의 화두가 떠올랐다. 이번에는 이범호다. 최하위 한화 구단에도 적잖은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소프트뱅크 호크스 이범호(29)의 퇴단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에 따라 그를 둘러싼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게 됐다. <닛칸스포츠>는 지난 25일자 지면 보도를 통해 '이범호의 퇴단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했다. 이어 '소프트뱅크는 이범호가 내년 시즌 1군에서 뛸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 아래 이달말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할 예정'이라며 한국 복귀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소프트뱅크에서도 이범호를 별다른 조건없이 풀어줄 의사를 밝혔다. <닛칸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이범호와의 기본 계약은 2년간 연봉 2억엔이다. 하지만 연봉의 일부분만 부담하면 2011시즌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을 넣은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이아웃' 제도. FA 시장에서 호소카와 도오루를 데려오고 우치카와 세이치까지 영입 직전에 있는 소프트뱅크는 호세 오티즈, 파르켄 보크, 양야우쉰 등 기존 외국인선수뿐만 아니라 새로운 선수까지 물색 중이다. 이범호의 설자리가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그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당장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없었던 한화에게 희소식이다. 야수 쪽에서 확실한 중심선수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화에게 이범호는 천군만마와 다름없다. 시즌 중에도 한대화 감독이 구단에 이범호 영입을 공식요청했을 정도로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 그가 돌아온다면 내야 거포 해결사 부재가 단숨에 해결된다.
이범호가 소프트뱅크에서 공식적으로 퇴단한다면 다시 FA가 된다. 국내로 복귀할 경우 그에 대한 우선협상권은 원소속구단 한화에게 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이범호의 퇴단 유력 소식에 대해 "현재로서는 어떠한 의사를 표명하기가 어렵다. 확실하게 퇴단한 뒤에야 입장을 나타내야지 않겠나"라며 조심스럽게 반응했다. 이미 시즌 중 소프트뱅크는 한화 쪽의 앞서 간 움직임에 불쾌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범호는 올해 일본 진출 첫 해부터 3루 주전경쟁에서 밀리며 대부분 시간을 2군에서 보내야 했다. 1군에서 48경기에 나온 이범호는 124타수 28안타 타율 2할2푼6리 4홈런 8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출장기회를 얻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기량저하와는 연관이 없다는 평가. 한화에게 이범호의 가세는 단순한 구심점 강화뿐만 아니라 외국인선수 보강책의 다양성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요소가 많다.
만약 한화와 이범호가 계약에 합의하지 못해도 한화에게는 나쁠 게 없다. 이범호가 FA 신분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그를 데려갈 구단은 한화에 보상을 해야 한다. 일본 진출 직전 해었던 2009년 이범호의 연봉은 3억3000만원. 국내 다른 팀에서 그를 영입한다면 9억9000만원의 보상금과 보상선수 1명 또는 14억8500만원의 보상금을 한화에 내줘야 한다. 한화로서는 스토브리그 마지막 전력보강 찬스가 될 수 있는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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