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내년에는 주전으로 뛰고 있을 거야".
짧게 쥔 방망이가 쉴새없이 힘차게 돌아갔다. 한마디없이 묵묵히 배팅훈련을 소화하는 사이 땀은 볼을 타고 내려와 떨어졌다. 그를 바라보는 정영기 한화 2군 감독은 "아주 열심히 하고 있다. 내년에는 아마 주전으로 뛰고 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돌아온 '허슬 독수리' 내야수 한상훈(30)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한상훈은 지난 18일 부친상을 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2년간의 공익근무를 뒤로 하고 내년 시즌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한상훈으로서는 아버지에게 그라운드를 휘젓는 아들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 하지만 낙담하고 있지만 않았다. 그는 부친상을 마치자마자 바로 팀의 잔류군 마무리훈련에 합류했다. 5일장을 끝마친 직후인 지난 23일부터 다시 방망이를 움켜 잡았다.

한상훈은 "아버지께서 뛰는 모습을 보고 가셨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면서 "하늘나라에서도 지켜보고 계시지 않겠나. 더 열심히 야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야구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고 털어놓았다. "군입대 전에는 그냥 일상적인 기분으로 야구장에 나왔는데 지금은 진지하게 독한 마음을 먹고 나오고 있다. 군문제도 해결했으니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이 한상훈의 말이다.
오는 30일 소집해제를 앞두고 있는 한상훈은 그간의 휴가를 모아 나가사키 마무리훈련에도 참가했다. 마무리훈련 자체 홍백전에서 홈런을 때려낼 정도로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한상훈은 "오랜만에 함께 훈련을 하니 정말 기뻤다"며 2년간의 공백기가 얼마나 큰지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루빨리 시즌 개막이 왔으면 좋겠다. 정말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그라운드에 대한 갈증을 가감없이 나타냈다.
내년 시즌을 대비해 한상훈은 새로운 변화도 줄 계획이다. 한상훈은 "비장의 무기라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다. 아직 감독님께도 말씀드리지 않았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며 함구했다.
전천후 내야수로 안정된 철벽 수비를 자랑하는 한상훈. 과연 2년간의 공백기와 부친상의 아픔을 딛고 허슬 독수리로 화려하게 비상할 수 있을까. 그의 날카로운 눈빛에 남다른 기대가 모아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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